백58은 벌림과 협공을 겸하는 절호점이었다. 그러나 최철한은 이 수를 완착이라고 지적했다. 그가 겁냈던 진행은 백이 참고도1의 백1로 꽉 막는 것이었다. 그것이면 흑은 2로 조심스럽게 벌리는 정도인데 백3, 5로 두면 흑이 덤을 내기 힘든 바둑이라는 것이 그의 분석이었다.
흑61은 과감한 침공. 검토실의 조훈현이 이 수를 보고 탄성을 질렀다.
“과연 독사로다. 기세상 그렇게 가야 한다.”
창하오는 이 침공을 예상치 못한 듯 여기서 10분 이상 뜸을 들였다. 바둑TV 화면에서 고심하는 그의 얼굴이 비쳤다. 검토실에 있던 기자 하나가 그의 얼굴을 가리키며 말했다.
“울고 있는 것 같다.”
그 말에 검토실의 모든 사람이 새삼 화면을 바라보았다. 놀라운 일이었다. 정말 창하오의 얼굴은 울고 있는 것 같았다. 나중에 창하오에게 필자가 물어보았다. 정말 운 건 아니겠지요. 그랬더니 그는 손을 홰홰 저으며 말했다.
“저는 바둑을 두는 시간이 가장 행복합니다. 울다니요.”
백62는 최선. 참고도2의 백1로 억압하고 싶지만 흑2, 4가 놓이면 곤란한 쪽은 도리어 백이다. 난해한 공중전의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