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낮으면 상속세도 적다(?)’
오너 2ㆍ3세가 장내에서 저가에 지분을 매입해 경영권을 넘겨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전환사채(CB)ㆍ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통한 편법증여에 발목이 잡히자 장내매수를 통해 상속세도 줄이고 지분율도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선회한 것이다.
20일 효성은 조석래 회장의 세 아들인 조현준 부사장ㆍ조현문 전무ㆍ조현상 상무가 장내 매수를 통해 지분율을 각각 7.07%, 6.71%, 6.82%로 높였다고 밝혔다. 최근 꾸준히 주식을 매집하면서 조 회장(10.81%)의 지분율에 바싹 다가섰다. 세 아들은 지난해 말 변칙적인 경영권 상속이라는 비판으로 547만주(17.3%)의 BW 신주인수권을 무상 소각했었다.
이 외에 허정섭 한일시멘트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허기호 부사장이 최근 장내매수에 나서고 있고, 이종환 삼영화학그룹 회장의 아들인 이석준 전부회장도 지분율을 10%대로 높였다. 신풍제약도 장원준 이사가 지분율을 12.47%로 높여 장용택 전 대표의 지분율에 근접했다.
한 M&A중개업체 대표는 “기업 오너들은 주식 증여와 경영권 승계가 최대의 관심사 중 하나”라며 “주가가 낮을 때 주식을 사게 하면 세금감면 효과도 크고 지분율도 늘어나고 주가부양도 기대할 수 있는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