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벨기에 정상회담] 제3국 '개발분야 공동협력' MOU

EU 5개사서 3억7,000만달러 유치
화학·의료·물류 등 중심… 창조경제 협력 확대 합의
영국 여왕과 아쉬운 작별 "환대·배려해준 것에 감사"

한국과 벨기에는 콩고ㆍ르완다ㆍ베트남 등 제3국에서의 경제협력 모델을 마련하고 투자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개발분야 공동협력’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또 한국은 벨기에의 솔베이사를 비롯해 독일 바스프ㆍ이탈리아 베르살리스ㆍ독일 지멘스ㆍ프랑스 LFB 등 유럽연합(EU) 다국적기업 5개사로부터 총 3억7,0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벨기에를 순방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엘리오 디 루포 벨기에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이 같은 경제협력 및 투자방안에 대해 합의했다.

양국 정상은 한ㆍEU 자유무역협정(FTA)를 활용해 양국간 교역과 투자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키로 합의했다. 또 양국이 강점을 가진 화학ㆍ의약ㆍ물류ㆍICT 분야 등을 중심으로 창조경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으며 이를 위해 양국간 과학기술협력 협정을 체결하고 과학기술 공동위원회도 신설하기로 했다.

EU기업의 한국투자도 풍성하게 이뤄졌다. 솔베이는 올해 새만금에 화학제품 제조공장 투자에 나서기로 했으며 바스프는 수원소재 성균관대 내에 아태지역 총괄 연구개발(R&D) 센터를 세우기로 했다. 베르살리스는 롯데케미칼과 함께 전남 여수에 합성고무 제조회사를 설립키로 하고 이에 1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으며 지멘스는 520명의 고용 및 추가투자 계획을 약속했다.

또 브뤼셀에 본부를 두고 있는 EU는 비유럽권 국가로는 처음으로 한국과 ‘유로스타2’가입에 대한 MOU를 맺어 우리 중소기업과 EU의 강소형 중소기업간 기술협력에 나서기로 했다. 유로스타는 2008년에 시작된 EU의 중소기업 전용 국제 R&D 협력 프로그램으로 2014년부터 지원규모를 대폭 늘려 유로스타2로 재출범했다. 한국은 2020년까지 연평균 50억원 규모로 총 35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한ㆍEU FTA가 양국간 교역 및 투자확대에 기여할 여지가 크다”면서 “과학기술 강국으로 높은 수준의 산학협력을 실현하고 있는 벨기에는 한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창조경제에 있어 중요한 협력 파트너”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에 대해 “북한이 반드시 변화하도록 국제사회가 함께 단합된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벨기에를 포함한 EU는 한반도 문제에 있어 건설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경험과 능력이 있는 만큼 북한이 올바른 변화의 길로 나오도록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디 루포 총리는 적극적인 지지와 이해의 입장을 표명했다.

박 대통령은 또 “유럽과 아시아가 하나로 연결되고 평화가 구축된다면 새로운 성장동력이 창출되고 유라시아의 공동 번영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유라시아 협력 이니셔티브에 대한 벨기에 정부의 적극적인 지지와 협조를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디 루포 총리는 공감을 표하면서 신뢰 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협력구상에 대한 지지를 보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비에 헌화하고 ‘한ㆍEU 과학자ㆍ기업인 초청간담회’에 참석한 뒤 벨기에 방문의 마지막 일정으로 라켄궁에서 필립 국왕과 만찬을 가졌다. 박 대통령은 “북한이 유럽국가들을 대화가 가능한 상대로 인식하는 측면이 큰 만큼 북한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도록 벨기에 정부가 북한을 설득하는 노력을 적극 펼쳐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고 이에 필립 국왕은 “한국의 대북한 정책에 신뢰를 보낸다”면서 “가능한 지원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버킹엄궁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아쉬운 작별인사를 나누는 것으로 영국 국빈방문 공식일정을 모두 마쳤다. 박 대통령은 여왕에게 국빈방문을 초청해 주신 것에 대해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여왕과 영국 국민이 각별히 환대해주고 따뜻하게 배려를 해준 것에 대해 깊은 사의를 표명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 방문에서 양국이 합의한 내용을 상호간 충실히 이행해 나감으로써 수교 130주년을 맞은 한ㆍ영 양국이 이제부터 글로벌 파트너로서 호혜적이고 실질적인 협력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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