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의 빗장이 열린 농촌사회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앞으로 그 변화의 속도는 종잡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것이 농촌사회를 지키는 길인지 지극히 의문스럽다.
반면 어려워진 농촌현실에 비춰 볼 때 점차 자원봉사활동을 활용한 부분은 많아질 것으로 생각된다. 다행히 최근 기업의 사회적책임이 강조되면서 1사1촌에 이어 볼런투어리즘(voluntourism)까지 등장했다.
‘볼런투어리즘’은 자원봉사활동을 뜻하는 ‘볼런티어(volunteer)’와 여행을 의미하는 ‘투어리즘(tourism)’이 결합된 신조어다. 이런 ‘볼런투어리즘’이 기업의 사회공헌프로그램 및 사내 휴가제도와 연계되고 관련 특가상품 출시 및 여행비 할인정책을 실시한다면 더없이 좋은 제도로 정착 될 것이다.
하지만 배려하는 마음에서 우러나는 자원봉사활동의 가치가 당연히 존중받아야 하는데 사회적 가치기준은 그렇게 성숙돼 있지 않다. 심지어 자원봉사행위에 대한 개념인식 조차 절대 부족하다.
우선 자원봉사활동의 가장 큰 문제점은 수요처와 공급처의 불일치다. 기업은 사회적 책임경영 일환으로 그들의 필요에 따라 자원봉사시스템의 공급을 가동하고 있으나 농촌 수요처와의 지속적인 교류프로그램 개발 미흡으로 일회성으로 끝나는 경우가 다반사다. 자원봉사자의 인식부족도 문제다.
농촌자원봉사활동을 하는 사람 중에는 자원봉사활동의 기본이념과 필요성에 대한 확신이 없어 일시적 또는 자기만족을 위해 활동에 참여하는 경향이 많으므로 자원봉사자에 대한 참된 가치나 보람을 갖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 결과 자원봉사자의 행동은 무책임하고 단기적인 봉사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마지막으로 농촌자원봉사활동을 지원하는 기업의 체계적ㆍ제도적 장치가 미흡하다. 자원봉사 인력을 체계적으로 교육하고 연계하는 지역농촌의 자원봉사 거점이 필요하지만 현실은 기업별로 산발적인 자원봉사가 이뤄지고 있어서 체계적이고 종합적이지 못하다.
농촌이 몹시 갈증을 느낄 때 도시민의 자원봉사활동은 농민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음은 물론 농촌사회가 원활히 유지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원유유출사고 이후 태안지역 ‘봉사활동 운동’을 거울삼아 농촌 볼런투어리즘 확산을 위한 정부ㆍ단체ㆍ기업들의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지원시스템이 구축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