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8년 아카데미 시상식장에서 `타이타닉`으로 감독상을 받은 뒤 “나는 세상의 왕”이라고 외쳤던 영화감독 제임스 카메론 . 영화인으로 최고점에 올랐던 카메론 감독은 후속작을 점치던 세인들의 관심을 뒤로 한 채 지난 5년간 할리우드와는 아예 담을 쌓고 살아왔다.
“할리우드 사람들 관점에서 보면 세상 최고 자리에서 밑바닥 인생으로 떨어진 셈이죠.” 세인들의 관심을 뒤로 한 채 카메론은 수중탐험가와 다큐멘터리영화 제작자로 살아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 그가 해온 일은 장편 디지털 3D영화를 찍기 위한 준비작업이었다.
카메론은 보다 사실감 나는 영상을 찍기 위해 심해에서 새로운 기기로 다큐멘터리 작업을 벌여왔다. 오는 11일 아이맥스 영화로 개봉되는 세계 최초 디지털 3D 다큐멘터리 영화 `심해의 유령(Ghosts of the Abyss)`이 이러한 작업의 결과물이다. 1,300만달러의 제작비가 들어간 이 영화를 찍기 위해 그와 그의 대학시절 동료들은 새로운 카메라와 기기들을 손수 개발했다.
카메론 감독은 관객들이 새로운 자극을 원하고 있어 눈 앞에서 보는 것처럼 생생한 느낌을 전달하는 디지털 3D영화가 꼭 성공할 것으로 믿고 있다. 이번 아이맥스 영화 이후 20세기 폭스가 자본을 대는 장편 영화를 디지털 3D방식으로 제작할 계획이다.
그러나 그의 이런 시도에 대한 우려하는 시각이 더 많다. 3D영화는 가끔씩 눈요깃감으로 제작돼 왔지만 관객들이 거추장스러운 안경을 쓰고 감상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흥행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카메론은 새 영화에 대해 일절 함구하고 있지만 영화계에서는 공상과학(SF)이나 역사물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카메론의 야심찬 도전이 성공할 경우 디지털 영상의 새로운 장을 열게 되고 영화계는 물론 컴퓨터, 게임 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김호정기자 gadgety@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