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中 시장경제국 지위 부여않기로

한국도 시장경제국 인정하지 않을 명분 생겨

유럽연합(EU)이 중국에 ‘시장경제국’ 지위를 부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중국으로부터 같은 압력을 받고 있는 한국도 중국의 요구를 거절할 명분을 찾게 됐다. 중국에 대해 시장경제국 지위를 인정할 경우 중국산 물품에 대해 반덤핑 소송 등을 제기하기 힘들어져 대중국교역조건이 매우 불리해진다. 중국은 그 동안 미국과 EU 뿐 아니라 한국에 대해서도 시장경제국 지위를 인정해줄 것을 요청해왔다. 28일 파이낸셜타임스(FT)가 EU 집행위원회 대외비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집행위는 중국이 시장경제 지위를 얻기 위해 충족해야 할 사항들이 많다며 이러한 점들이 고쳐지지 않을 경우 중국측이 바라는 지위확보는 어렵다고 결론지었다. 집행위는 특히 경제에 대한 중국 정부의 간섭이 여전하고 기업지배구조와 도산제도 등의 투명성이 결여돼 있다는 점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이와 함께 사법제도의 낙후성과 자의적 적용, 그리고 취약한 회계제도 등도 개선돼야 할 점으로 꼽혔다. 중국은 2년 여 전 WTO에 가입할 때 ‘비(非)시장경제국’ 지위를 부여 받았다. 그러나 이러한 지위 때문에 미국과 EU 등으로부터 반덤핑 소송이 잇따라 제기돼왔고, 이 같은 견제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시장 경제국으로의 격상을 추진해왔다. 현재 중국에 시장경제국 지위를 부여한 나라는 뉴질랜드ㆍ싱가포르ㆍ말레이시아 등 3국 뿐이다. 한편 중국은 최근 열린 한ㆍ중 경제공동위원회에서 시장경제국가로 인정해달라는 의사를 한국 정부에 공식 전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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