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절의의 상징' 정몽주 일대기 엿보다

■ 단심-포은 정몽주
황원갑 지음, 바움 펴냄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 죽어/백골이 진토 되어 넋이라도 있고 없고/임 향한 일편단심이야 가실 줄이 있으랴.' 정몽주의 이름 석 자를 기억하지 못해도, 시구 만은 익숙한 '단심가'다. 조선을 건국한 정도전을 재평가하는 움직임에 한동안 밀렸던 정몽주지만, 당시 왕자 이방원의 '하여가'와 함께 많은 이에게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있다.

정몽주와 정도전은 모두 당대 최고의 학자인 목은 이색의 문하에서 배운 동문이자, 나라와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이 같던 막역한 사이. 하지만 시대를 읽는 법에서 둘의 운명은 엇갈리고 뒤집히기를 반복한다. 조선의 개국을 앞두고 정몽주는 제거되고 정도전은 정권을 잡는다. 얼마지 않아 벌어진 왕자의 난 이후 정몽주는 절개의 상징으로 추앙되고, 정도전은 역적으로 몰렸다. '불패 - 이순신의 전쟁' 등 다양한 역사소설과 교양서를 선보여온 황원갑 작가는 이 같은 정몽주의 일생을 철저히 고증해 소개하는 한편, 고려의 건국에서부터 귀주대첩·무신 시대·삼별초의 대몽항쟁 등을 거쳐 태조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과 정도전의 조선 건국까지 주요한 역사적 사건을 곁들여 재미를 더한다.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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