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 "경선룰논의, 박근혜가 직접 나서라"

김문수·정몽준 대선 주자들
친박 중심 당체제 연일 비판

경선 룰을 둘러싼 새누리당 내 갈등이 날로 심해지고 있다. 비박(非朴) 대선주자들은 논의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있는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한 발언을 경쟁적으로 쏟아낸다. 하지만 박 전 위원장이 경선 룰 논란이 마무리된 후 대선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관측돼 후보들 간 갈등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비박 주자들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연이어 기자간담회를 갖고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 도입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한편 박 전 위원장 중심의 당 체제를 비판했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이날 오찬 기자간담회에서 "박 전 위원장이 대선주자들의 회동을 먼저 제안했으면 좋겠다"며 앞으로 나서기를 촉구했다. 이는 '친박근혜계 지도부'가 아닌 대선주자들끼리 직접 담판을 짓겠다는 의미다. 김 지사는 "우리나라 정치권에서 박 전 위원장 빼고 대화가 안 되는 정치인이 누가 있나"라며 "박 전 위원장이 (후보들과) 수평적인 위치에 서서 대화하고 다가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몽준 전 대표도 기자간담회를 통해 "황우여 대표가 과연 공정한 경선 관리인인지 약간의 의구심이 있다. 본인이 소신 있게 하기에는 아직 여건이 미흡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친박 중심의 당 체제를 꼬집었다. 정 전 대표는 비박 3인방 중 유일하게 황 대표의 면담 요청을 거부했다.

비박 주자들의 연이은 비판에도 박 전 위원장은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박 전 위원장은 경선 룰 논의 초반인 4월23일 "경기의 룰을 보고 선수가 맞춰 경기하는 것이지 매번 선수에게 룰을 맞추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입장을 밝힌 이래 두 달여 동안 침묵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황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경선 룰 논의기구 설치와 관련해 "최고위원회 산하 쪽으로 (설치해야지) 당 밖에 둘 수는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는 별도기구 설치를 주장하는 비박 주자들의 요구를 거부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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