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아닌 자영업자 노동관련법 보호못받아

지입·화물차주 신분은

‘총파업’에 나선 레미콘ㆍ덤프트럭 지입차주, 화물 운송차주 등 특수고용직들은 현행법상 근로자가 아니라 민ㆍ상법상의 독립 자영업자로 규정돼 있다. 자영업자이므로 고용주와 근로계약이 아니라 위탁 또는 도급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이에 따라 파업 같은 집단행동을 벌이더라도 사용자의 단체교섭 의무나 대체 근로자 투입 금지 등 노동 관련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 특수고용직들은 근로자와 사용자와의 계약이 아니라 사용자 대 사용자의 계약을 맺으므로 고용ㆍ산재보험 등 사회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또 단체를 구성해 집단적으로 사업자들과 운임이나 수수료 등의 단가를 결정하게 되면 공정거래법상 금지된 담합행위로 처벌받게 돼 단체협상을 벌이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그러나 학습지 교사, 보험설계사, 골프장 캐디 등을 포함한 특수고용직들은 자신들의 근로조건이 일반 근로자와 다르지 않다고 주장하며 노동3권을 보장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근로기준법을 개정해 고용계약을 체결하지 않더라도 사용자의 사업에 편입되거나 상시업무를 위해 노무를 제공하고 대가를 받은 이들을 근로자로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19일 인권위원회에 특수고용직들의 노동3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법제도가 개정돼야 한다고 진정했다. 양 노총은 특수고용직들이 사용주의 사업을 위해 상시적ㆍ핵심적 업무를 담당하면서 노동력을 제공하고 있으므로 사실상 노동자라고 주장했다. 한편 특수고용직의 근로자성 인정은 노무현 대통령의 대선 공약사항으로 지난 2003년 9월 노사정위원회에 특수고용직특위가 구성돼 논의를 벌여왔다. 그러나 특수고용직특위는 노사간 견해 차이를 좁히지 못한 채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지난달 활동을 종료했다. 노사정위는 특수고용자 문제에 대한 논의 결과를 정부로 이송하는 것을 보류해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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