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 붕괴위기

절반이 투자실적없어…소재불명도 10곳이나 >>관련기사 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CRC)가 5개 업체중 두 곳 이상은 투자실적이 전혀 없고 일부는 소재 불명 또는 업무중단 상태에 있는 등 제도 도입 2년만에 붕괴 직전의 위기에 몰리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전혀 투자실적을 기록하지 못한 CRC가 무려 24곳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5월초까지 등록된 신규업체 16곳을 제외하면 지난해말까지 설립된 CRC는 모두 56개. 전체의 42.8%가 CRC로 등록만 해 놓고 지금까지 활동을 전혀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창업투자나 신기술투자를 겸하는 업체 6곳을 빼면 순수 CRC들 거의 절반 가량이 그동안 구조조정전문회사로서 거의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뿐만 아니다. 등록을 했지만 소재가 불명확하거나 아예 문을 업무를 중단한 곳도 현재 파악된 곳만 10곳에 달했다. 지난해 설립된 업체 5곳중 1곳은 CRC로서의 역할을 포기한 셈이다. 조합결성 실적도 마찬가지. CRC제도가 도입된 후 지금까지 결성된 조합은 총 26개. 그나마도 여러 개의 조합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까지 포함하면 실질적으로 조합을 구성한 곳은 16곳에 불과하다. 투자실적도 상위 몇 개 업체를 제외하면 극히 미미한 실정이다. 실제로 산자부가 지난 1월말 집계한 CRC 인수ㆍ합병 및 매입현황을 보면 CRC들의 투자실적은 713개사, 1조8,212억원이지만 캠코, KTB네트워크, 한국기술투자(KTIC)등 5개사를 제외하면 113개사에 5,000억원이 채 안된다. 이처럼 CRC들이 제자리를 못잡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투자자들을 모집하기가 힘들 뿐만 아니라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지난 99년 CRC로 등록한 한업체의 관계자는 "조합을 결성하려고 해도 자금이 모이지 않고 자체 자금으로 투자를 하려 해도 가능성 있는 곳은 이미 메이저 업체들이 선점한 상태"라며 "다른 곳은 워낙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섣불리 투자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송영규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