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세금 어떻게 바뀌나

취득·등록세 1,570만원→4,640만원재산·종토세 52만원→125만원 정부가 최근 잇따라 내놓은 주택시장 안정대책은 투기지역, 그중에서도 서울 강남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특히 이번 대책은 집을 살 때(취득ㆍ등록세), 가지고 있을 때(재산ㆍ종토세), 팔 때(양도세) 등 주택 관련 모든 세금을 올려 투자목적으로는 집을 살 엄두도, 가지고 있을 엄두도 못 내게 할 만큼 전방위적이다. 정부의 이번 대책으로 매입에서 양도까지 세금이 얼마나 올라가는 지, 시가 8억원 내외인 대치동 A아파트 42평형 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3주택 이상 비거주자 10억에 팔아 2억 차익땐, 양도세 1억2,672만원…수익률 3.2%(취득가액) 취득ㆍ등록세 집을 사는 즉시 내야 하는 취득ㆍ등록세는 현재 `신고가액 또는 시가표준(실거래가의 30% 내외)중 큰 금액`을 기준으로 과세(세율 5.8%) 된다. 8억원짜리 A아파트 42평을 산다고 할 때 지금은 대략 1,570여만원(시가표준 2억7,000만원*5.8%)만 내면 된다. 정부는 그러나 강남 등 투기지역의 6억원 초과 고가주택에 대해서는 내년부터 실거래가로 취득ㆍ등록세를 부과한다는 계획. 이 경우 A아파트를 살 때 내는 세금은 4,640만원(8억원*5.8%)으로 올라간다. 내년부터 주택거래신고제가 도입되면 취득ㆍ등록세 실거래 과세가 모든 주택으로 확대될 전망인데, 정부는 갑작스런 세부담 증가를 덜기 위해 취득ㆍ등록세율을 낮출 방침이다. 보유세(종토ㆍ재산세) 보유세 과표가 내년부터 대부분 지역에서 인상되며, 그중에서도 강남 지역 인상률이 가장 높다. 종토세 과표는 `개별 공시지가`에 `과표 적용률`을 곱해 결정되는데, 내년에 강남구는 공시지가가 37.4% 인상되고, 과표 적용률이 35.3%에서 39.1%로 높아져 전체 과표가 52.5% 올라간다. 이렇게 되면 A아파트 42평의 종토세는 32만8,000원에서 61만6,000원으로 올라간다. 재산세 과표는 현재 건축원가를 반영하는 `신축건물가액(㎡당 17만원)`에다 `면적에 따른 가감산율(예, 100㎡ 초과시 5~60% 과표 가산)`을 곱해 결정된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가감산율이 면적기준에서 가격기준으로 변경돼, 비싼 집일수록 과표가 올라간다. 이 경우 8억원짜리 A아파트의 재산세는 20만원에서 63만9,000원으로 인상된다. 이에 따라 A아파트의 전체 보유세는 올해 52만9,000원에서 내년 125만5,000원으로 2.4배가 되는 셈인데, 강남 전체로는 평균 1.5~3.0배 정도로 올라갈 전망이다. 한편 소유자가 직접 살지 않는 2주택자 이상의 비거주분은 2005년부터 보유세가 급격히 인상된다. 정부는 비거주분에 대해 재산세를 5%(또는 7%) 단일세율로 부과할 방침인데, 2005년 이후 추가적인 재산세 과표현실화(신축건물가액 ㎡당 17만원→46만원)까지 감안하면, 재산세 부담은 기하급수적이다. A아파트를 투자용으로 가지고 있다면 2005년에 내야 할 재산세만 501만9,000원(5% 적용)으로 올해의 25배. 강남 평균 10~30배까지 올라갈 수 있다. 양도세 현재 양도세는 양도차익에 따라 9~36% 세율로 과세된다. 그러나 내년부터 강남 등 투기지역에서는 보유 주택수에 따라 세금이 크게 달라진다. 2주택자는 최고 56.1% 세율이 부과되고, 3주택자 이상은 최고 82.5%가 적용된다. 단 이들 다주택자들이 이미 가지고 있던 주택을 팔 경우에는 1년간 적용을 유예, 2005년부터 양도세가 중과된다. 예를 들어 이미 집을 두 채나 가지고 있는 사람이 내년에 A아파트를 샀다가 집값이 8억원에서 10억원으로 2억원(25%) 올라 판다고 할 때, 양도세가 1억2,672만원이 된다. 양도차익 2억원에서 취득ㆍ등록세(4,640만원)를 뺀 과표(1억5,360만원)에 세율 82.5%를 곱한 것이다. 2005년부터는 강남지역 1주택자들도 양도세를 내야 할 가능성이 높은데, 정부가 실거래가 파악을 위해 `1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비과세`를 폐지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중저가 주택의 통상적인 양도차익은 소득공제를 하더라도, 6억원 이상 고가주택의 초과 양도차익은 양도세로 흡수한다는 계획이다. 세후 수익률 취득ㆍ등록세, 보유세, 양도세 등 주택관련 모든 세금을 합치면 강남지역은 내년에 50~60% 가격이 급등해도 세후 수익률은 한자릿수에 불과할 전망이다. 2주택 이상자가 A아파트를 내년 상반기 사서 2005년 상반기 판다고 할 때 전체 세금을 보면, 취득ㆍ등록세 4,640만원(취득가 8억원), 보유세 125만5,000원, 양도세 1억2,672만원(차익 2억원 기준) 등 총 1억7,437만5,000원이 된다. 이에 따라 양도차익 2억원에서 전체 세금을 뺀 세후 수익은 2,562만5,000원, 세후수익률(세후痔?취득가액)은 3.2%에 불과하다. 이 경우 가격이 50%(4억원) 급등해도, 세후수익률은 7.5%에 불과하고 가격 상승분의 42.5%는 세금으로 내야 한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