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방산비리 막으려면 정보제공 확대해야

김종하 한남대 정치언론국방학과 교수


김종하 교수


지난해 방위사업(국방획득 및 방위산업) 관련 각종 비리와 부실 문제가 언론과 국회를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제기된 후 국민적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박근혜 정부는 사상 유례없는 '방위산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과 '감사원 방산비리 특별감사단'을 구성해 방위사업 전반에 걸친 광범위한 비리수사 및 사업감사를 벌이고 있다.

정보공유 불충분 효율성·책임성 저하

한편 국방부 차원에서는 방위사업청·합참·육해공군, 민간 국방획득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ask Force)를 구성, 방위사업 전반에 걸친 효율성과 책임성을 높이는 데 필요한 혁신 방안들을 마련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지난 3월2일 국방부는 이런 혁신 방안 가운데 하나를 최우선적으로 실행에 옮기겠다고 발표했는데 바로 '방위사업 정보제공 확대방안'이다. 핵심은 '방위사업 정보의 모든 방산업체 배부' '군사보안이 요구되는 내용을 제외한 모든 사업정보 제공', 그리고 '중장기 사업 소요에 대한 예비설명회 수시 시행' 등이다. 여기에서 군사보안이 요구되는 내용은 우리 군의 편제, 전투력 수준, 작전개념 등이다.

이 세 가지 핵심내용은 그동안 우리 군과 방산업체들 간에 음성적으로 이뤄지는 방위사업 정보거래로 인해 발생하는 비리를 차단하고 방산업체의 연구개발 투자여건을 보장하는 데 필요한 제도적 장치를 구축하는 데 주된 목적이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방산업체를 군 전력증강의 동반자로 인식하고 소요 및 획득 관련 정보를 적극 공유해나가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사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과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군과 방산업체들 간의 소요 및 획득 관련 정보공유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선진국들과 비교해볼 때 방위사업을 둘러싼 효율성과 책임성 문제들이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일례로 효율성 관점에서 방산업체들이 중장기 연구개발사업에 대한 투자방향 및 사업추진전략을 제대로 수립하지 못하고 있고 또 기술력이 뛰어난 신규업체들의 사업참여가 저조한 것을 들 수 있다. 그리고 책임성의 관점에서 소요 및 획득사업 추진과정의 각 단계별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 방산업체들이 '군피아'를 집중 동원해 정보 수집에 몰두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이것이 가열돼 군사기밀 유출, 뇌물수수·납품비리와 같은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심각한 '이적'행위들이 자주 발생하는 것이다.

연구개발 환경 개선돼 기술력도 강화

따라서 이번에 국방부가 내놓은 '방위사업 정보제공 확대방안'은 방산업체의 연구개발 투자여건을 조성해 기술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또 군과 방산업체 간 음성적인 정보거래 요인을 제거해 사업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상당히 도움된다.

앞으로 방위사업 혁신 TF는 이처럼 실효성이 높은 다른 혁신방안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해내는 노력을 기울여나가야 한다. 방위사업 관련 비리와 부실을 걷어내고 신뢰 받는 방위사업체계를 조속한 시일 내에 정립해 군 대비태세상의 취약점이 발생하지 않기를 우리 국민들이 간절히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것이 국방부 방위사업 혁신 TF에 보내는 국민들의 기대와 요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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