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지상 감독

[인터뷰] 이지상 감독 "성을 주제로 반사회적 영화는 계혹할 것" 영상물 등급위원회로부터 두번의 등급보류 판정을 받은 '둘 하나 섹스'(98)에 이어 후속작인 '돈오'(99년)도 음란성을 이유로 등급보류 판정으로 인해 몇몇 영화제 이외에 작품 상영의 기회를 갖지 못했던 이지상감독(사진)의 당ㆍ단편 5작품이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아트선재센터서 상영됐다. 관객은 3일간 모두 합쳐야 200명내외. 매우 적은 숫자다. 그래도 관객들은 작품이 끝날때마다 감독과의 대화를 통해 작품세계를 소통하려는 열의는 높았다. 10일 오후4시. '탈 순정지대'와 '돈오'가 끝난 직후, 관객들은 "보고 싶었던 돈오를 보게돼 매우 기뻤다. "영화가 매우 어렵다. 대사없이 영상 이미지로 일관돼 무슨 의도로 작품을 하는지 의심스럽다" 파격적인 장면으로 가득찬 영화를 두고 감독은 "팜플렛에 쓰여진 윤재우(애니메이션 감독)씨의 감상문은 내가 발가벗겨진 느낌을 받을 정도로 내 의도를 잘 짚었다"면서 "일체의 법은 따로따로 있으나 실재로는 서로 관계하고 있을 뿐 아니라, 시간적으로도 모두가 통하고, 인연으로 말미암아 만물이 생성해 그 깨달음이 있을때는 공(空)에 이른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돈오'는 '단박에 깨달았다'는 뜻의 불교용어다. 지난해 부산영화제서 키네코작업을 통해 상영됐을 때 대부분의 관객이 극장을 떠났던 화제의 영화다. '탈 순정지대'는 '단편영화 사상 가장 적나라한 섹스장면을 담고 있다'는 지적을 받은 작품이다. 이지상 감독은 필름과 디지털을 넘나들며, 성(性)을 화두로 실험적이고 논쟁적인 작품활동을 해왔다. 성을 주제로 파격적이면서도 거칠고 노골적인 섹스장면과 동양적인 이미지를 구축해온 이감독은 독립영화계 더 나아가 한국영화계 '특이한'감독으로 통한다. "성을 주제로 반사회적인 영화는 계속 될 것이다. 이번 기회는 내 작품의 중간평가라 할 수 있다. 그동안의 작품이 스토리텔링없이 그림적으로만 보여줬다면 앞으로는 이야기있는 작품으로 관객과 만나는데 노력할 것이다"는 이감독은 "제작방식은 인디방식으로 영화만드는 것이 소중해 소박하게 끊임없이 그려나갈 것이다"고 덧붙였다. 박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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