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풍경/11월 6일] 군입

소문들(문학과지성사 刊)

입안에 사막을 들였다는 것은
조바심이 당신을 바짝 구웠다는 증거,
바깥에서 불어온 바람이
혀끝에서부터 고사목들을 세우기 시작한다
그러니까 어떤 침도 눈물도
그 사람을 넘을 수는 없다는 뜻,
당신이 마주한 그 사람이
이곳까지 비그늘효과를 낸다는 뜻이다
당신이 당신 안에서 노숙하는 기분이 든다면
저 타는 애를 햇빛에 널어보라
기왕에 끓을 거라면
내면에서 막 떠낸 두부라도 먹기 좋게
입안에 썰어 넣으면 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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