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단가 집착말고 물량 확보에 주력/고정 수요자 개발·장기계약 확대해야최근들어 활황세를 보였던 세계 철강경기가 동남아 통화위기의 영향으로 다시 얼어붙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동남아 철강시장은 그동안 세계 주력수출시장으로 수급조절기능을 맡아왔으나 내년에는 수입량이 3.8%나 줄어드는 등 조절기능을 상실, 주요 수출국 철강업체들의 생산환경을 급격히 악화시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매년 2백만톤 이상을 동남아에 수출, 의존도가 30%를 넘고 있어 타격이 예상된다.
이에따라 국내 철강업체들은 수출물량 확보에 치중하는 한편 고정수요자와의 장기계약을 확대하고 대체 수출시장을 적극 개발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아울러 그동안 추진해온 현지 투자사업은 지속적으로 진행해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포스코경영연구소는 18일 「동남아 통화위기의 영향과 한국 철강산업의 대응방안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이 연구소는 동남아 통화위기가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5개국의 철강소비 신장률을 급격하게 둔화시켜 올해의 경우 1.2%에 머물 것으로 예측하고 내년에는 아세안의 철강소비가 정체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소는 우리나라는 국내 경기회복 지연과 설비능력 확장에 따라 내년에는 수출물량을 크게 늘려야 하지만 동남아 수출시황이 악화될 경우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수출가격에 집착하기보다는 고정수요자를 개발하는 동시에 장기계약을 확대하고 일본 등 경쟁국과의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는 등 대응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동남아경제가 낙관적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 지역에 대한 진출사업은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태국과 말레이시아에 제철소 건설을 추진해온 영국과 일본 업체들의 경우 계획을 수정, 투자대상을 서남아로 전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한상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