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당초 예상대로 파업 찬반 투표를 가결 시키며 회사를 압박하고 나섰다. 현대차 노사는 실무 교섭을 강화하고 10일부터 다시 협상에 돌입한다.
10일 현대차에 따르면 노조는 9일 진행한 파업 찬반투표 결과 4만8,585명 중 4만3,476명이 투표해 69.7%(3만3,887명)가 파업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현대차 노조가 임단협 과정에서 실시한 파업 찬반투표가 부결된 적은 없었다.
파업 찬반 투표가 가결됐다고 바로 파업에 돌입하는 것은 아니다. 향후 노조가 중앙노동위원회에 신청한 노동쟁의 조정신청 중지 결정이 나와야 합법 파업에 돌입할 수 있다. 앞서 노조는 1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대의원 500여명의 만장 일치로 쟁의 발생을 결의한 바 있다. 또 2일에는 중노위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했다.
노사는 지난 6월 2일 첫 상견례 실시 이후 22차례에 걸쳐 임단협 교섭을 실시했다. 하지만 회사가 임단협 제시안을 내놓지 않자 노조는 교섭 결렬을 선언한 바 있다. 노조는 현재 임금 15만9,900원(기본급 대비 7.84%) 인상, 당기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포함한 완전고용보장 합의서 체결 등을 요구하고 있다. 또 국내공장 신·증설 검토, 해외공장 생산량 노사 합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경우 불요불급한 자산 매각, 정년 65세까지 연장 등도 요구안에 넣었다. 사측은 중국 등 신흥국 위기로 차량 판매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노조의 요구가 무리하다고 판단해 아직 제시안을 내놓지 않았다.
노사는 10일 오후 2시부터 다시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는다. 윤갑한 현대차 사장이 7일 이경훈 노조위원장을 찾아가 교섭 재개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집중 교섭을 통해 추석 전 합의할지 주목된다.
한편 현대차 울산공장 비정규직지회(사내하청 노조)도 정규직화 협상에 진척이 없다며 전체 조합원 745명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벌여 70.1%의 찬성률로 가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