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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수성정밀기계(대표ㆍ안상진)은 지역에서 가장 주목 받는 중소기업이다.
특히 이 회사는 정밀기계분야의 첨단 기술력을 바탕으로 최근 세계 최초로 첨단 '포구(砲口) 자동청소기'를 개발, 방위사업청으로부터 'DQ(defense Quality)마크'를 획득하면서 다시 한번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수성정밀기계의 포구 자동청소기는 105mm, 120mm, 155mm 등 각종 대포의 포구를 자동으로 청소하는 기계다. 세계 유수의 방산업체들은 포구 청소의 비효율성과 병사의 피로도 누적을 해결할 수 있는 이 기계에 주목하고 있다.
포구 안벽에 묻어 있는 화약을 정기적으로 청소하지 않을 경우 포 발사 때 폭발의 위험성이 매우 높다. 이 때문에 포구 청소는 필수적인 작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현재 포구의 청소는 병사들이 일일이 꼬질대를 포구에 넣어 수작업을 하거나 영국 등 유럽업체들이 개발한 자동 청소기를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수작업은 포구 청소를 위해 4~6명의 병사들이 하루 종일 매달려야 하고 유럽 업체의 자동청소기는 부속장비가 많고 공기압축방식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크기가 커 작업 시간이 길고 휴대성이 떨어진다.
수성정밀기계가 개발한 포구 자동청소기는 병사 1명이 포구를 15~20분 만에 청소를 할 수 있어 군의 전투력 보전과 함께 포 재장전 대기시간도 대폭 줄일 수 있다. 이 제품은 이미 K-2 흑표전차의 부수 품목으로 선정돼 양산체제에 들어가는 등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안상진 대표는 "우리가 개발한 포구 자동청소기는 길이 750mm 안팎의 소형인데다 별도의 부속장비도 필요 없다"며 "포 내부 강선의 결대로 각각의 브러시가 깨끗하게 청소한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의 포구 자동청소기는 세계 각지의 각종 방위산업 전시회를 거쳐 외국에서 먼저 알려졌다. 인도네시아가 해군 함정용 함포에 사용하기 위해 처음 수입한 것을 비롯해 미국, 폴란드 등 많은 나라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 11월~12월 중에는 오만 국방부, 오만 육군본부, 오만 방위군에 설명회와 시연이 계획돼 있다. 이 외에도 카타르, 바레인, UAE 등 다른 나라들과 납품계약을 진행 중이다.
현재 전 세계 포구 자동청소기 시장은 약 100억 달러 규모로 추정되고 있다. 수성정밀은 완제품 수출 후에도 부속품 수출 등이 이어지는 점을 감안하면 이 분야가 블루오션 사업이 될 가능성도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안 대표는 "5,000만~1억 달러를 시작으로 매년 2억 달러씩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수성정밀이 중소기업임에도 불구, 세계 군수장비 업계에서 빠르게 주목을 받는 것은 끊임 없는 연구개발의 결과물이다. 이 회사는 자체 기술연구소를 두고 매출의 상당부분을 R&D에 투자하고 있다. 안 대표는 "중소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10~20년 앞을 내다보고 끊임없이 기술개발에 나서야 한다" 고 강조했다.
지난 1986년 설립된 수성정밀기계는 방위산업 분야 외에도 자동차 생산 자동화 설비, 선박엔진 부품, 반도체 조립장비 등을 생산하고 있다. 기술연구소, 서울 특수사업본부, 미국 법인 등을 갖추고 있으며 국내외에서 모두 40여개의 특허와 인증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