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환율 추가하락땐 심각" 시장개입 시사
>>관련기사 수급조절… 100엔=1,000원선 지킬것
엔화약세, 원화강세에 따른 수출기업들의 경쟁력 약화문제에 대해 정부가 대책마련에 나섰다.
정부는 최근 엔화약세, 원화강세 현상이 우려할 만한 단계에 이르렀다고 보고 원엔 환율이 추가로 급격히 하락할 경우 외채 조기상환을 비롯한 수급조절 등을 통해 원엔환율 안정을 이뤄나가기로 했다.
진념 부총리겸 재정경제부장관은 13일 내외경제포럼 초청 강연에서 "일본 엔화의 약세가 어디까지 갈 지가 문제"라며 "이에 따른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 약화등) 제반 문제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할 수는 없으나 한국은행이 스무딩 오퍼레이션(smoothing operation)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다른 고위관계자는 "원화는 약세요인이 별로 없는 반면 엔화는 약세요인이 쌓이고 있어 걱정"이라며 "원ㆍ엔 환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 심리적으로 불안요인이 커지기 때문에 외채 조기상환 등 수급조절을 통해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 관계자는 "정부가 목표를 정해놓고 외환시장에 개입할 수는 없지만 지나친 환율급등락을 막기 위해 개입하는 것은 국제적으로도 용인되고 있다"며 "최근 원엔환율 하락은 지나친 감이 있다"고 말해 개입가능성을 비췄다.
시장에서는 정부가 일단 100엔당 1,000원선을 심리적인 지지선으로 해서 지켜나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원엔환율은 최근들어 경제회복 전망이 불투명한 일본의 엔화가 계속 약세를 보이는 반면 원화는 조기 경제회복 기대등으로 강세를 이어가면서 크게 떨어지고 있다.
13일 최초고시된 엔원환율은 100엔당 1,011원83전으로 지난 99년7월21일 997원7전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특히 이날 시장에서는 한때 1,009원까지 원엔환율이 하락하기도 했다.
일본에서는 최근 엔달러 환율이 130엔선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반면 원달러 환율은 신한경제연구소가 이날 내년 연말 환율을 1,250원으로 예상하는등 우리 경제의 조기회복 기대에 따라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연구기관들은 전망하고 있다. 엔달러가 130엔, 원달러가 1,250원이면 원엔환율은 960원대로 추락한다.
올초 무역협회가 수출업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수출업체들이 생각하는 적정 원엔환율은 100엔당 1,070원으로 나타났다. 원엔환율이 하락하면 일본과 직접적으로 경쟁관계에 있는 철강, 석유화학, 전자제품 등의 수출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
무협 관계자는 "세계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하고 있는 우리 수출업체들의 고충을 감안할 때 정부가 환율안정에 적극 나서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의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