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주가조작 혐의를 포착하고 제재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13일 자본시장조사심의위원회(자조심)를 열고 서 회장과 일부 주주의 시세조종 혐의를 심의했다.
자조심은 서 회장과 일부 주주들이 셀트리온의 자사주 매입, 무상증자 등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미리 주식을 사들여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들이 공모해 셀트리온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조사해 일부 혐의를 포착했다.
그러나 서 회장은 자조심에서 주식담보가치를 지키기 위해 주가 하락을 막아야 했고, 이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일 뿐 매매차익을 노린 것은 아니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매매차익과 무관하더라도 시세조종을 하는 행위 자체가 불법이어서 금융당국의 제재는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의도적으로 주가에 개입해 시세를 조종하는 행위는 불법”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추석 연휴 이후인 오는 25일 열릴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에서 이번 사안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낼 계획이다. 금융당국이 수개월간 조사해온 사안인 만큼 자조심의 결정이 그대로 간다면 서 회장 등에 대한 검찰 고발 조치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증선위에서 결론이 뒤바뀔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자조심의 논의가 있으면 일반적으로는 큰 변화가 없지만 나중에 수위를 조절하거나 다시 한번 논의는 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지난 4월 공매도 세력에 시달리고 있다며 지분을 전부 매각하겠다고 밝혀 파문을 일으켰다. 당시 공매도 세력에 대한 주가조작 혐의 등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지만 이에 대한 혐의는 입증되지 않았다.
서 회장이 보유지분 매각 소식을 발표한 지난 4월 16일 4만9,800원에 달했던 주가는 이후 2만원대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달에는 항체의약품 ‘램시마’의 유럽 내 시판 승인 등으로 6만원대까지 올랐다가 지난 13일에는 5만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16일 주가는 급락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16일 오전 10시50분 현재 전날보다 3.300원(6.52%) 내린 4만7,400원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