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신간] 희망의 배신 外






신자유주의 시대 암울한 중산층 현실

■ 희망의 배신(바버라 에런라이크 지음, 부키 펴냄)= '긍정의 배신''노동의 배신'에 이은 저자의'배신'시리즈 완결판이다. 두 편의 전작을 통해 저자는 각각 긍정 강요사회의 폐해, 워킹 푸어의 현실을 고발해 신선한 충격을 줬다. 이 책에서는 기업이 요구하는 스펙에 매달리며 존재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화이트칼라 구직자들의 세계를 파헤친다.'열심히 일하면 잘 살 수 있다'는 소박한 희망마저 배신당하고 일자리 불안과 과다 노동에 지쳐 가는 신자유주의 시대 중산층의 암울한 현실을 고발한다. 1만 4,800원.

중국 자본주의 100년 자취 담아

■ 진화하는 중국의 자본주의(가토 히로유키·구보 도오루 지음, 한울 펴냄)= 각각 중국의 근대사와 현대사를 전공한 두 일본인 학자가 각자의 전문성을 활용해 시장의 형성과 발전을 축으로 중국 자본주의 100년의 자취를 더듬는다. 책은 두 가지 관점을 전제로 주장을 이어간다. 하나는 자본주의에 여러 양식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비교 관점에서 중국 자본주의 특징을 추출하고 그 특징들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를 고찰했다. 다른 하나는 1949년 중국 혁명 이전과 이후, 1978년 개혁 개방 이전과 이후로 나눠 중국의 발전사를 다뤄온 그간의 연구 방식과 달리 그것들이 연속돼 있다는 확고한 입장 아래 중국 자본주의를 분석한다. 2만 4,000원.

'과학의 힘'에 의문 제기

■ 불멸화위원회(존 그레이 지음, 이후 펴냄)= 런던정경대 교수 출신인 저자는 신자유주의, 서구 계몽주의 등을 거침없이 비판해'우상 파괴자''철학계의 선동가'라는 별명을 얻은 인물이다. 이번에는 '과학의 힘'에 의문을 던진다. 저자는"과학은 마법으로 가는 통로일 뿐"이라며, 지적인 문제든 윤리적 문제든 모든 문제를 과학의 힘을 빌려 풀 수 있다는 생각을 비판한다. 책은 영국 빅토리아시대 심령주의자들이 영혼의 사후 지속을 증명하려던 시도와 소련 볼셰비키 지식인 일부가 죽음을 정복하려 했던 불멸화기획 등 과학의 도움으로 죽음을 거부하려던 여러 시도를 소개한다. 1만 6,500원.

극한 갈등서 무력해지지 않는 권력 이론

■ 정치적인 것의 개념(카를 슈미트 지음, 살림 펴냄)= 나치즘을 공공연하게 대변한 유명한 정치학자이자 공법학자인 저자의 1932년 저작이다. 20년 전 국내 출판사 법문사에서 내놓은 책을 전면 수정했다. 의회주의와 자유주의 등 근대 정치 이상에 회의적이었던 저자는 자유민주주의는 통상적인 정치적 긴장을 넘어서 갈등과 혼란의 상태가 빚어지면 무기력해진다고 주장한다. 이에 그는 전쟁, 혁명, 내란 등 극한적 갈등 상황에서도 무력해지지 않는 권력 이론을 내세우려 했다. 이런 시도는 이후 강력한 국가에 대한 요청으로 이어졌다. 책을 통해 저자의 이러한 지적 궤적의 뿌리를 살펴볼 수 있다. 2만 5,000원.

스마트혁명 시대에 맞는 인재상 제시

■ 융합 인재의 조건(김영록·최강모 지음, 티핑포인트 펴냄)= 스마트혁명 시대에 필요한 인재상을 제시한다. 무한 경쟁 사회에서 생존하고 싶은 청춘뿐 아니라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하려는 기업체 최고경영자(CEO)와 임직원들에게 새로운 인재에 대한 혜안을 제시한다. 저자는 지금 우리가 마주한 세상은 아날로그 감성과 디지털 기술, 스마트 인공지능 기능이 합쳐져 새로운 문화를 재생산하는 과정에 있다고 규정한다. 이 때문에 과학과 인문학을 결합시키고, 비즈니스와 대학을 연결시킬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또한, 세계 각국에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언어 실력, 아이디어를 조합해 상업화하거나 플랫폼화할 수 있어야 하며 글로벌 트렌드를 읽는 상황 판단 능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1만 3,000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