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신당-민주당 통합, '진보진영 기사회생' 전기 마련

양당 "분열땐 모두 공멸" 위기의식 공감
총선 '안정론' '견제론' 한판승부 예고
호남권 공천 교통정리가 최대 과제될듯

손학규(앞줄 왼쪽) 대통합민주신당, 박상천 민주당 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양당의 합당내용을 담은‘통합과 쇄신을 위한 공동선언서’에 서명하고 선언서를 교환한 뒤 악수하고 있다. 고영권기자

통합신당-민주당 통합, '진보진영 기사회생' 전기 마련 통합실무단 구성·15~16일쯤 공식 등록총선 '안정론' '견제론' 한판승부 예고호남권 공천 교통정리가 최대 과제될듯 구동본 기자 dbkoo@sed.co.kr 손학규(앞줄 왼쪽) 대통합민주신당, 박상천 민주당 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양당의 합당내용을 담은‘통합과 쇄신을 위한 공동선언서’에 서명하고 선언서를 교환한 뒤 악수하고 있다. 고영권기자 진보진영이 4ㆍ9총선을 58일 앞두고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국회 다수의석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대선에서 패배한 뒤 급격히 약화됐던 진보세력이 기사회생의 전기를 마련한 것이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선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이 이번 총선 때 각각 오는 25일 출범하는 '이명박 정부' 국정 안정론과 견제론을 내세워 팽팽한 한판 승부를 벌일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흘러나온다. 특히 진보진영은 통합정당이 정당지지율 1위를 달리는 한나라당과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이끄는 자유선진당 등 보수정당의 독주를 막을 수 있을 것이란 희망 섞인 전망도 내놓는다. 민주신당과 민주당은 11일 양당 통합에 전격 합의했다. 양당은 이날 통합실무단을 구성했으며 조만간 통합수임기구 합동회의를 거쳐 15~16일쯤 선관위에 '통합민주당'으로 공식 등록할 예정이다. 양 당은 통합 합의문에 따라 정치적으로는 손학규-박상천 공동대표 합의제로 운영하되 선관위에는 손 대표 1인만 통합정당의 대표로 등록하기로 해 손 대표만 최종적으로 공천장에 '도장'을 찍는 법적 권한을 갖게 된다. 최고위원은 현재 신당이 7명, 민주당이 8명(원내대표 등 당연직 포함)이지만 통합이 완료되면 신당은 7명 안팎, 민주당은 5명 내외로 '통합민주당'의 최고위를 구성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 당은 또 공천심사위원회(위원장 박재승)의 경우 대표회동과 실무협상을 통해 외부 7명, 내부 인사 5명으로 구성하되 내부 인사의 경우 신당 2명, 민주당 3명으로 한다는 데 큰 틀의 의견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사무총장ㆍ대변인 등 당직자 인선문제의 경우 통합 완료 후 양당 대표가 조율해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설합당 방식으로 통합함에 따라 양당의 자산과 부채는 통합민주당에 그대로 승계되며 과거 통합협상 때 쟁점이 되기도 했던 대선 빚 문제의 경우 민주당이 대부분 다 갚았고 현재 수억원 정도만 남아 있어 통합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양 당의 전언이다. 양 당은 이번 통합을 계기로 총선 승리를 위한 한가닥 희망을 걸 수 있게 됐다. 전통적으로 호남을 텃밭으로 삼아온 양 당이 우선 호남 표를 결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수도권 표심 변화까지 이끌어내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 양당은 호남을 지지기반으로 가지고 있는 진보진영의 분열로 탄생했다. 그런 만큼 양당이 합치지 못하고 총선에 나설 경우 호남 및 수도권 표 분산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특히 이해찬 전 총리와 유시민 의원의 대통합신당 탈당으로 대통합신당의 친노(親盧) 색채가 확연히 옅어진데다 손학규-박상천 대표가 수도권과 호남을 대표하는 상징성을 갖고 있는 만큼 총선 전략을 마련하기도 한결 수월해졌다는 평가다. 하지만 양 당 통합은 갈등요인도 가지고 있다. 당장 민주당의 합류로 호남공천 문제를 놓고 통합정당에서 '내전'이 벌어질 수도 있다. 양 당의 유력인사들이 대거 호남권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통합정당 공천이 곧 당선이란 인식에 따라 공천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객관적 기준에 의해 공천을 한다 하더라도 소수당인 민주당의 입장에서는 자당 소속 인사에 대해 최소한의 공천보장을 정치적으로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결국 호남권 공천의 원만한 교통정리가 총선 때 통합정당의 파괴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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