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진급 비리의혹 괴문서' 살포사건을 수사중인 국방부 합조단은 용의자를 15명선으로 압축해 증거확보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일 국방부 관계자는 "준장진급 심사에서 탈락한 현역 대령들을 대상으로 수사를 벌여 용의자를 15명까지 압축해 괴문서가 살포된 시간대에 이들의 행적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진급 탈락자 가운데 괴문서에 담긴 내용을 평소 자주 거론하며 불만을 토로했거나 괴문서에 실명이 제기된 진급자들과 불편한 라이벌 관계였던 대령들을 용의선상에 올려놓고 범위를 점차 압축하는 방식으로 수사를 벌여 이런 성과를거뒀다"고 설명했다.
합조단은 용의자들이 10월 15일 진급명단 발표 이후 괴문서 작성을 위해 전화망을 통해 공모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이들의 일반전화나 휴대폰의 통화내역을조회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합조단은 통화내역 조회가 완료되는 금주 말이면 괴문서 살포자의 윤곽이 대충드러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합조단은 괴문서의 지문 감식에 실패한 데다 살포 장소에 설치된 폐쇄회로 TV 테이프 판독에서도 뚜렷한 물증을 확보하지 못해 괴문서 살포자 색출을 위한이번 수사가 장기화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괴문서에 남은 지문들을 일일이 판독했으나 범인의 신원을 밝혀내지는 못했다"며 "투서 살포 시간대에 녹화된 폐쇄회로 TV 테이프에도 범인의 뒷모습만 어렴풋이 찍혀 있어 살포자 색출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합조단은 괴문서 살포 혐의를 뒷받침할 수 있는 결정적인 단서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용의자들을 연행해 자백을 강요할 경우 인권유린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해 최대한 신중한 방법으로 수사를 진행키로 했다.
합조단 관계자는 "여러 정황이나 주변 사람들의 증언, 통화내역 조회 등을 통해용의자의 윤곽이 드러나더라도 당사자를 즉각 소환하지는 않을 것이다"며 "시간이걸리더라도 확실한 물증 확보를 위해 수사를 계속 진행할 것이다"고 말해 수사의 장기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편 진급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국방부 검찰단은 지금까지 소환된 영관급 장교와 장성들의 진술과 압수한 인사관련 자료를 정밀분석했으나 비리 혐의를 입증할 만한 결정적인 단서는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황대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