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아시안게임은 기네스북 잔치?

조직위, 몸무게 6㎏ㆍ100살 선수 등 엉터리 통계로 눈총
ID카드 발급 느려터져 부상 선수 교체ㆍ선수촌 입촌 비상

제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12~27일) 공식정보망(Info 2010)에 올라 있는 최고령ㆍ최장신ㆍ최중량 선수 등의 자료가 엉터리여서 눈총을 사고 있다. 또 중국 당국의 선수단 ID카드 발급이 느려터진데다 누락된 경우마저 있어 대회 준비에 차질을 빚고 있다. ◇축구선수 몸무게가 569㎏? Info 2010은 이번 대회에 출전한 최고령ㆍ최연소, 최장신ㆍ최단신, 최중량ㆍ최경량 선수들을 남녀로 구분해 알리고 있는데 엉터리 자료를 바탕으로 한 것이어서 각국 취재진을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미디어센터에 모여든 각국 취재진은 대회조직위원회의 일처리가 걱정스럽다는 표정이 역력하다. Info 2010에 따르면, 레슬링 남자 자유형 55㎏급에 출전하는 우리나라 김효섭(30ㆍ삼성생명) 선수의 몸무게는 6㎏으로 아시안게임 참가자 가운데 가장 가볍다. 남자 최중량 선수는 싱가포르의 축구 대표 압둘라 무하마드 리자완으로 무려 569㎏이나 나간다. 여자 최경량 선수인 필리핀의 펜싱 대표 제이미 니카노르는 9㎏, 최중량 선수인 인도의 정구 대표 프리얀카 부가데로는 151㎏(155㎝)으로 돼있다. 최고령 선수를 보면 더 기가 막힌다. 카자흐스탄의 태권도 여자부 대표인 페루자 예르게쇼바(카자흐스탄)는 한국 나이로 100살(1911년생), 사우디아라비아의 남자 농구 대표인 파이살 압둘라 알도사리는 97세의 꼬부랑 할머니ㆍ할아버지다. 여자 최연소 선수는 한국의 체스 대표 김태경(11ㆍ상계초), 남자는 카타르의 태권도 대표 아메드 사드(11)로 돼있는데 사드의 키가 175㎝로 표기돼 있어 11세가 맞는지 의문이다. 최장신ㆍ최단신 선수에는 파키스탄의 여자 요트 대표 파비하 칸(4m41㎝에 몸무게 55㎏)과 몰디브의 남자 수영 대표 이나야스 하산(67㎝)이 꼽혔다. 기네스북에 올라야 할 선수들이 광저우에 대거 집결하는 셈이다. ◇아직도 ID카드 약 150장 못받아 대한체육회(KOC)는 광저우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GAGOC) 등의 선수단 ID카드 발급이 느려터져 비상이 걸렸다. KOC는 지난 6월 1,500여명의 예비명단을 조직위에 제출했지만 9월말까지 전부 도착했어야 할 ID카드 발급 작업은 아직도 진행중이다. 조직위가 10월초부터 하루 20∼30장씩 보내주는 바람에 KOC가 서울에서 수령한 ID카드는 400여장에 불과했다. KOC는 지난달 30~31일 광저우선수촌에서 열린 한국선수단 등록 미팅에서 조직위를 재촉, 지난 2일 1,000여장의 ID카드를 받았지만 9월에 제출한 추가 임원 ID카드를 포함해 아직도 150장 가량을 수령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4일 승마대표팀의 담당 수의사가 광저우에 도착했지만 ID카드가 나오지 않아 말 상태를 점검조차 못했다. 5일에는 오키나와 전지훈련을 거쳐 광저우에 도착한 남자축구 대표선수 중 김주영(경남 FC)의 ID카드가 뚜렷한 사유없이 발급되지 않아 선수촌 입촌이 불투명한 상태다. 축구대표팀은 연습경기 도중 신광훈(포항 스틸러스)이 부상을 당해 교체를 검토 중이지만 선수를 바꿀 경우 ID카드가 언제 나올지 몰라 고심하고 있다. 이처럼 ID카드 발급이 지연되는 것은 조직위가 보안을 의식해 신분조회 등에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소모하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광저우선수촌에 등록센터만 있고 ID카드 발급기가 없는 점도 문제다. KOC 관계자는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을 여는 선수촌에 ID카드 발급기가 없는 대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할 일이 태산인데 ID카드 때문에 모든 일에 발목이 잡혔다"고 하소연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