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시장 판단에 성공여부 달려1일부터 시행된 온라인 우표제의 성공여부에 네티즌과 인터넷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안티(Anti) 다음간 공방이 심화되고 있다.
다음은 온라인 우표제를 공식 거부한 인터파크와 거래를 일방적으로 중단했으며 다음과 안티 다음간의 갈등은 법정싸움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 우표제는 하루 1,000통 이상 대량 메일을 보내는 업체에게 통당 최고 10원씩의 요금을 부과하는 제도로 스팸 메일 방지를 명분으로 내걸고 있다.
다음은 메일 발송 업체들이 마케팅차원에서 보내는 대량 메일에 대한 부담을 메일 서비스 업체가 전적으로 부담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4월부터 요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하면서 관련업계에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 이는 전자상거래나 온라인 광고에 의존하던 닷컴의 기존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또 하나의 수익 모델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여부에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다음과 '안티 다음'간 실력 대결 본격화
다음이 대량 메일 인터넷주소(IP)에 대한 유료화 방침을 발표한 것은 지난해 3월. 다음은 1년이라는 꽤 긴 준비기간을 거치고 본격 시행에 들어간 것이다. 그러나 이를 반대하는 진영의 세력도 만만치 않다.
에이메일ㆍ레떼컴 등 e 메일 마케팅 및 인터넷 업체들은 온라인 우표제에 반발하며 지난해 '건전하고 공정한 e 메일 사용을 위한 자유모임'(이하 자유모임)을 출범시켰다.
300여개가 넘는 회원사를 확보한 자유모임은 한메일 계정 전환 운동을 벌이면서 광고 빼기 등 다음의 영업에 지장을 주면서 공격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특히 다음을 시장의 독점적 지위 남용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다음은 최근 자유모임을 공정거래법 위반혐의로 공정위에 신고했다. 또 메일 계정 전환 운동이 한창이지만 실제로 네티즌의 이탈률이 거의 없다는 조사 결과까지 내놓았다.
마케팅 리서치 업체인 NFO코리아에 의뢰, 조사한 결과 네티즌들이 주로 이용하는 e 메일의 교체율이 1.5%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또 다음은 자사 사이트내 '다음쇼핑'에 온라인 우표제를 반대하는 인터파크가 공급하는 PC 등 상품의 판매를 중시시켰다. 이에 인터파크는 "다음측의 일방적 계약 파기"를 주장하며 손해배상청구를 검토하고 있다.
◇포털 업체 각기 다른 행보 보여
포털 업체들은 다음과는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은 최근 IP 실명제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세부안에서는 다음과의 차별성을 확실히 하고 있다.
2,000통 이상을 보내는 대량 메일에 대해서는 IP 차단 정책을 실시하겠지만 다음과 같은 요금 체계를 적용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최근 드림위즈도 포문을 열었다. 드림위즈는 "스팸 메일이 양적으로 증가하는 원인 중 하나는 복수의 비실명 계정 발급이 가능한 환경 때문"이라며 "IP를 차단하기에 앞서 쓰지 않는 메일 계정을 정리했어야 옳다"고 꼬집었다.
한편 야후코리아나 라이코스코리아 등 다른 포털 업체들은 온라인 우표제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은 피하고 있지만 시기상조라는 것이 중론이다.
◇온라인 우표제 '제로섬 게임' 성격 강해
온라인 우표제를 둘러싼 양측의 대결은 누구도 양보할 수 없는 '제로섬 게임'의 성격을 갖고 있다.
온라인 우표제가 성공할 경우 다음은 서버 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온라인 우표제 과금에 따른 추가 수입을 기대할 수 있다.
다음은 온라인 우표제 최종안에서 다양한 요금 체계를 마련했다. 월 50만~100만통의 대량 메일을 보내는 업체에게는 350만원의 패키지 가격을 적용한다든지 대형 광고주에게는 최고 40%의 높은 할인율을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안티 다음'입장에서는 명분 싸움에서 밀리는 것은 물론 추가적인 비용 부담으로 악영향을 받게 된다.
반면 온라인 우표제가 시장에서 외면 받을 경우 그 반대의 상황이 연출된다. 결국 온라인 우표제를 둘러싼 싸움은 양측간 '제로섬 게임'으로 네티즌과 시장의 판단을 기다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정민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