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 속의 진주를 찾아라] <7> 비아트론

열처리 분야 한우물로 승부 걸었죠
OLED 열처리장비 기술 독보적
삼성·LG·중화권 등 거래처 다양
3년 만에 매출 63억서 532억으로

김형준(오른쪽 네번째) 비아트론 대표와 관계자들이 지난달 경기도 수원 본사에서 열린 신사옥 준공기념식에서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비아트론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수원산업 3단지'. 한창 입주를 준비하는 기업들 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흙먼지가 풀풀 날린다. 새로 이전한 업체는 채 10곳도 되지 않아 아직 출입구와 도로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자동차로 3분 정도 안쪽으로 들어가면 번듯하게 지어진 5층짜리 새 건물이 나온다. 지난달 신사옥을 완공하고 입주한 비아트론이다. 대지면적 2,200평 규모로 약 200억원을 들였다.

28일 만난 김형준 대표는 "2001년 서울 가산동 지하 100평 남짓한 공장에서 창업 후 임대공장 생활을 하다 12년 만에 처음으로 자가 공장을 갖게 됐다"며 "과거 기회가 있었지만 공장건축을 포기하고 연구개발(R&D)에 매진한 게 결론적으로 잘했던 것 같고 이를 기반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임차공장에서는 연간 가능한 최대 매출이 1,200억원 정도였으나 이곳에서 3,000평 규모 클린룸을 최대한 가동할 경우 연간 3,000억원까지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열처리장비 전문기업 비아트론은 대표적인 강소기업으로 통한다. 올해 중소기업청 '월드클래스300'과 한국거래소 코스닥 히든챔피언에 신규로 선정됐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열처리장비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삼성, LG를 비롯해 중국 BOE, 대만 AUO 등 중화권 디스플레이 제조사와 거래하고 있다.

김 대표의 경영철학은 '작지만 기술적으로 강한 기업'. 그는 "경쟁력 있는 기술을 갖고 해외에서도 시장경쟁력 있는 상품을 갖추기 위해서는 대기업 한 곳에만 기대서는 한계가 있다"면서 "초창기부터 해외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고객사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려고 했다"고 강조했다. 매출에서 해외 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30%대.

특정 대기업에 휘둘리지 않고 성장할 수 있던 배경은 기술력이다.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인라인형 열처리 기술은 전통적으로 사용되는 배치형에 비해 고온에서 급속으로 열처리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이는 생산속도를 높이고 우수한 열처리 특성을 만들어낸다. 김 대표는 "중소기업은 검증받고 잘하는 기술에 대해 응용분야를 넓혀 경쟁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빠르게 갈 수 있는 길"이라며 "한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되면 빨리 가지 못할 수는 있더라도 오랫동안 건강하게 살아남는 회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점유율은 LTPS(고해상도) TFT 열처리 결정화(Non-laser)에서는 78%, LPS TFT 도펀트 활성화에서는 69%에 달한다. 매출액도 2009년 63억원에서 2010년 216억원, 2011년 471억원, 2012년 532억원으로 급상승세다. 영업이익률도 매년 매출액 대비 2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인라인 설비가 가격적으로나 성능적으로 경쟁업체 대비 앞서 있고 시장선점을 이뤄낸 덕이다.

비아트론은 또 인쇄전자 분야를 신사업으로 사업다각화를 준비하고 있다. 강점인 디스플레이 정밀 열처리 기술을 응용, 2년 내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 대표는 "AMOLED TV가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여서 기술인프라를 확보해 시장경쟁력을 극대화시키고 초정밀 열처리 기술을 인쇄전자로도 영역을 넓히는 투트랙 전략"이라고 소개했다.

이 회사는 기술력 향상을 위해 전체 직원의 30% 이상을 연구원으로 두고 있으며 매출의 10%를 R&D에 투입하고 있다. 기업문화도 끈끈하다. '성공을 모두가 나누는 기업'이라는 문화에 따라 코스닥 상장 후 두 차례 정도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과 우리사주를 직원들에게 부여해 결실을 나누기도 했다. 김 대표는 "회사가 연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조직을 시스템화시키고 기업문화를 구축하는 체질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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