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부동산 거품이 이미 꺼지기 시작했다는 경고가 나왔다. 또 중국에서 주택거래가 가장 활발한 노동절 연휴기간(5월1~4일)에 54개 성시의 부동산 거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5% 감소했으며 중국 부동산 시장의 불안감이 반영돼 뉴욕증시에 상장된 중국 부동산 업체들의 주가와 예탁증서(DR) 가격도 큰 폭으로 내렸다.
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노무라증권의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의 부동산 거품이 붕괴되기 시작했으며 거품 붕괴가 얼마나 심각할지 알 수 없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노무라는 이 보고서에서 "중국 정부가 거품 붕괴를 저지할 마땅한 수단이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노무라는 중국 부동산 거품 붕괴의 근거로 투자감소를 들었다. 1ㆍ4분기 중국의 26개 성 가운데 4개 성의 부동산 투자가 감소했으며 특히 헤이장룽성과 지린성의 경우 부동산 투자가 전년 대비 25%나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노무라는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16~25%에 달하는 부동산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중국 정부의 목표보다 1.5%포인트 낮은 6%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UBS도 노무라만큼 비관적이지는 않지만 부동산 충격 때문에 중국이 올해 7.3%, 내년에는 6.8% 성장에 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WSJ는 전했다. UBS는 앞서 중국이 올해 7.5%, 내년에는 7%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노무라는 중국 부동산의 가장 큰 문제는 정부가 거품 붕괴를 저지할 수 없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노무라는 보고서에서 "중국 금융당국이 시중은행 지급준비 규모를 0.5% 낮추는 등의 조치는 부동산 거품 폭발을 1년여 뒤로 미루는 효과밖에 내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스위스뱅크암벨뷰의 엘레나 오그람 펀드매니저도 "중국 정부가 시장을 지원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지만 장밋빛 소식을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WSJ는 다만 노무라가 중국이 1ㆍ4분기 경상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하는 등 그동안 중국 경제를 비관적으로 봐왔다는 점을 주지시키며 부동산 거품 붕괴 분석의 신뢰성은 좀 더 두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부동산 거품 붕괴는 시점이 문제일 뿐 이미 수차례 경고가 있었다. 부동산지표들은 이미 거품 붕괴 신호를 보내고 있다. 1년 중 가장 주택거래가 활발한 지난 5월1일 노동절 연휴기간에 중국 54개 성시의 주택거래는 모두 9,887건으로 전년의 1만4,642건보다 32.5%나 감소했다. 주택거래 감소는 1, 2선 도시에서 크게 나타났다. 베이징의 경우 5월1~3일 신고된 거래가 모두 169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801건에 비해 78.9%나 줄었다. 항저우도 전년 212건에서 57건으로 73.1%, 선전은 133건에서 49건으로 63.2% 감소했다. 상하이와 광저우는 각각 423건, 405건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에서 거래가 이뤄졌다. 장다웨이 중위안부동산 애널리스트는 "은행들이 주택대출에 제한을 가하는데다 부패척결로 다주택자인 부자들이 급매물을 내놓으며 1선 도시들의 주택거래가 급감하고 있다"며 "하지만 대도시의 주택 가격은 떨어지지 않아 거래감소가 일시적인지 추세전환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실제 부동산 정보업체인 차이나리얼에스테이트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44개 도시의 부동산 거래는 전년 대비 19%나 감소했지만 가격은 9.1% 올랐다.
중국 부동산 불안심리는 주식시장에 즉각 반영됐다. 전일 뉴욕증시에 상장된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E하우스는 3% 가까이 하락했고 ADR는 6.1%나 떨어졌다. 도이체방크는 E하우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 조정했다.
한편 중국 경제정책의 브레인인 위용딩 중국사회과학원 교수는 중국의 부동산 거품이 앞으로 2년간은 꺼지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위 교수는 "집값이 30∼50% 떨어지는 것을 상상할 수도 없고 최소한 베이징이나 상하이 같은 대도시에서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