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시대 대비 장기 투자상품으로 부각되며 돌풍을 일으켰던 국고채 30년물이 발행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마이너스 수익률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KIS 채권평가사에 따르면 국고채 30년물이 처음 발행된 지난해 9월 11일 이후 해당 채권의 손실률은 2.16%(11일 기준)에 달한다. KIS에 따르면 현재 국고채 30년물의 유통 수익률은 3.22%로 가격은 액면 1만원당 9,674원이다. 지난해 9월 11일 당시 수익률이 3.02%였고 가격이 9,888원이었기 때문에 현재 평가손실 금액은 214원(2.16%)이다. 1억원을 투자했을 경우 216만원의 손실을 보는 셈이다. 특히 국고채 30년물 금리가 최저치로 떨어졌던(국고채 가격 상승) 지난해 10월 10일(2.94%) 매입했을 경우 현재까지 평가손실 금액은 375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30년물 금리가 지난해 12월 26일(3.44%) 정점을 찍은 후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최근 들어 상당부문 손실을 만회했지만 여전히 마이너스 수익률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9월 11일 처음으로 기획재정부가 발행한 국고채 30년물은 저금리시대 유망 상품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개인투자자들은 물론 슈퍼리치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보통 개인의 국고채 투자 비중은 10%에 불과하지만 30년물은 향후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과 절세매력까지 부각되며 개인투자자 비중이 50%에 육박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9월, 10월 두 달 동안에만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3,000억원치를 팔았으며 대신증권ㆍ현대증권ㆍ신한금융투자 등은 30년물 개인입찰대행서비스를 실시하며 투자자들을 끌어들였다. 한 증권사 채권운용 담당자는“2042년 만기까지 보유하면 6개월마다 연 3% 수준의 수익을 제공하는 데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매매차익 기대까지 겹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문전성시를 이뤘다”며“당시 투자자들은 만기 보유하기 보다는 매매차익을 올리려는 사람들이 대부분 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투자 열풍은 급속히 식었다. 국고채 30년물 금리가 고공행진을 벌이면서 채권 가격이 급속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발행 당시 3.02%였던 국고채 30년물 수익률은 지난해 말에는 3.44%까지 치솟았다. 유직열 삼성증권 SNI강남파이낸스센터 지점장은 “30년물에 뭉칫돈을 넣었다가 평가손실을본 투자자들이 대부분이어서 30년물에 대한 투자심리가 좋지 못한 실정”이라며“최근 기준금리 동결 얘기도 나오는 데다 여전히 30년물 금리 수준이 고평가 됐다는 인식이 강해 개인 고객 수요가 뚝 끊겼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매매차익만 노리지 않는다면 30년물 투자가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지적한다. 만기까지 보유하면 6개월 간 꼬박꼬박 이자를 수령할 수 있고 10년이상 장기채권에 해당되기 때문에 33% 분리과세로 납세의무가 종결되는 등 절세효과도 있기 때문이다. 김세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고채 30년물은 장기적 안목으로 투자해야 하는 상품으로 짧은 시간에 매도해서 차익을 올리기 보다는 이자를 수령하면서 적절한 타이밍에 매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3월 기준금리는 동결될 가능성이 높지만 4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30년물 국채에 대한 관심이 다시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