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착 상태가 이어지던 전반 15분. 동료 하칸 찰하노을루가 오른쪽에서 반대편으로 크로스를 올리자 손흥민(23)이 공의 낙하지점을 향해 감각적으로 보폭을 맞추며 달려들었다. 왼발 발리슛에 정확히 걸린 공은 상대 골키퍼가 손발을 쓸 틈 없이 그대로 왼쪽 골망을 갈랐다. 침착함과 감각이 돋보인 손흥민의 골에 독일프로축구 분데스리가 홈페이지는 "답답한 흐름을 깨뜨렸다"고 평가했다.
손흥민이 한 달 만에 득점포를 재가동했다. 12일(한국시간) 독일 마인츠의 코파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4-2015 분데스리가 28라운드 마인츠05와의 원정 경기에서 손흥민은 선제골을 터뜨려 팀의 3대2 승리를 이끌었다. 정규리그 11번째 득점을 올린 손흥민은 독일축구협회(DFB) 포칼 1골,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5골을 합쳐 이번 시즌 총 17골을 기록했다.
지난달 9일 파더보른을 상대로 시즌 16호 골을 넣은 이후 1개월 만에 골 맛을 본 손흥민은 차범근 전 수원 감독이 1985-1986시즌 기록한 역대 분데스리가 한국인 한 시즌 최다 득점(19골)에 2골 차로 다가섰다. 손흥민이 이번 시즌 남은 레버쿠젠의 6경기에서 2골을 보태면 차 감독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고 3골을 넣으면 새 기록과 함께 20골 고지에도 오르게 된다. 최근 포칼 8강전 등 2경기에 징계 등의 이유로 출전하지 않아 열흘 남짓한 휴식기를 가진 손흥민으로서는 기록에 도전할 여건이 마련된 셈이다.
이날 마인츠의 구자철도 자신의 분데스리가 통산 100번째 경기 출전에서 2골을 넣으며 활약했다. 손흥민과 마인츠의 구자철, 박주호의 선발 출전으로 '코리안더비'가 펼쳐진 가운데 구자철은 마인츠가 3대0으로 뒤진 후반 33분과 44분 페널티킥을 연속으로 성공시켰다. 각각 오카자키 신지와 자이로 심페리오가 얻어낸 페널티킥의 키커로 나선 구자철은 3월15일 아우크스부르크를 상대로 골을 넣은 이후 약 1개월 만에 리그 3·4호 골을 터뜨렸다.
레버쿠젠은 최근 6연승, 7경기 연속 무패(6승1무)의 상승세로 리그 4위(14승9무5패)를 지켰다. 마인츠는 6승13무9패로 12위에 머물렀다. 손흥민과 구자철, 박주호는 모두 전후반 90분을 소화했다.
독일 신문 빌트는 손흥민에게 팀 내에서 두 번째로 좋은 평점인 2점을 줬다. 낮을수록 좋은 활약을 펼쳤다는 의미로 손흥민의 선제골을 돕고 결승골까지 넣은 찰하노을루가 가장 높은 1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