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대기자금 많다

고객예탁금 작년말보다 16%늘어 13조
머니마켓펀드 잔액도 9% 증가 78조원


최근 들어 펀드 환매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서도 증시 진입을 위해 대기하고 있는 자금도 풍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고객예탁금은 13조6,572억원으로 지난해 말(11조7,865억원)보다 1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객예탁금은 금융투자상품의 매매를 위해 증권사 등이 투자자로부터 받아놓은 돈으로 바로 주식 매수에 활용될 수 있는 성격을 갖고 있다. 이는 최근 코스피지수가 1,700선을 오르내리자 본전을 회복한 펀드에서 자금이 유출되며 올 상반기에만 10조4,000억원이 빠져나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증시 주변에 돈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머니마켓펀드(MMFㆍ초단기금융상품) 잔액 역시 지난해 말보다 9% 증가한 78조2,240억원으로 집계됐으며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빚을 내는 신용융자 잔액은 상반기 말 4조9,045억원을 기록, 지난해 말보다 1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융자 투자자가 빚을 갚기 위해 돈을 내야 하므로 신용융자 규모만큼 자금이 증시로 들어올 수 있는 만큼 이 역시 투자 대기자금으로 분류된다. 이밖에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도 지난해보다 8% 증가하는 등 전반적으로 투자대기자금이 풍부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박응식 금융투자협회 증권지원부 팀장은 "투자자들이 증시 상승 가능성을 높게 보기 때문에 증시 주변 자금이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반적인 투자대기자금 상승세 속에서 같은 성격의 연계신용(저축은행 등으로부터 빌린 주식매입 자금)은 5월 말 현재 2009년 말보다 20.6% 감소해 엇박자를 보였다. 이는 2월 금투협이 투자자들의 과도한 차입을 막기 위해 대출가능금액 한도를 줄인 '연계신용 리스크관리 모범규준'이 시행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