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물교환시대가 다시 왔다(?)' 미국 발 금융위기가 글로벌 경제를 강타하면서 그간 국제 무역에서 사라졌던 물물교환이 다시 등장할 전망이다. 28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세계 최대의 쌀 수출국 태국이 세계 4위의 산유국인 이란과 쌀과 석유를 맞바꾸는 방안을 추진한다. 10대 쌀 수입국인 이란은 연간 100만톤 수입량 중에 60만톤을 태국에 의존하고 있다. 태국의 짜이야 사솜삽 상무장관은 "11월 중순 이란 정부측과 쌀과 석유의 맞교환에 따른 세부 조건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혀 이미 상당분 논의가 진척됐음을 내비쳤다. 양국은 최근 곡물 및 원유 가격 하락으로 국가 재정이 부실해진 공통점을 갖고 있다. 여기에다 태국은 반정부 시위로, 이란은 미국의 금융 제재로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 특히 이란은 올들어 태국으로부터 쌀 수입량이 지난해의 10%수준인 6만톤에 그치고 있다. 태국산 중간 품질의 쌀 값이 지난 4월 톤당 1,000달러에서 톤당 660달러까지 내리자, 수입을 뒤로 미뤄온 탓이다. 국제유가도 배럴당 60달러 대까지 내려앉았다. 이 같은 양국의 사정을 감안해 볼 때 태국은 유가를 값싸게 들여와 사회에 팽배한 불만을 누그러뜨릴 수 있고, 핵개발로 서방측과 대립 중인 이란도 싼 가격에 식량을 비축할 기회를 얻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현재와 같은 금융위기 속에서 이 같은 물물 교환 사례가 더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ㆍ아프리카 등 신흥 경제권 국가들의 경우 보유 외환이 부족해 금융위기에 취약한 만큼 거래 상대국과 이해관계만 맞아 떨어진다면 상품끼리 교환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 소재의 쌀 브로커 잭슨 손 앤드 컴퍼니의 벤 새비지 이사는 "무역 금융이 강화되고 신용장 확인 수수료도 최근 2~3배로 오르면서 수출입 업체들이 화폐 대신 서로 받아들일 수 있는 지불 조건을 검토하는 경우가 늘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