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성장이다. 매니지먼트를 중시하는 시대는 가고 성장을 이끄는 리더가 각광받는 시대가 왔다.” 경영의 신이라고 불리는 잭 웰치의 후임으로 GE의 최고경영자가 된 제프리 이멜트 회장의 말이다.
최근 몇 년간 GE와 도요타 등 세계 초우량 기업뿐 아니라 국내 대기업들도 성장을 경영의 화두로 내세우고 있다. 이는 지난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걸친 경기침체 시기의 경영화두였던 선택과 집중과는 크게 대비되는 단어이다.
기업이 성장하려면 좋은 성장기회가 필요하다. 그래서 모든 기업들이 기존의 사업에서 새로운 시장과 고객을 찾거나, 혹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새롭게 부상하는 신사업 기회를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이렇듯 좋은 성장기회를 찾아내고 이를 수행할 훌륭한 사업계획서가 완성되면 그것으로 사업이 완료된 것처럼 착각하게 되고, 기업의 활력이 되살아나고 주식시장에서도 성장사업의 기대치를 반영해 주가가 오르게 된다. 하지만 여기에는 우리가 간과하기 쉬운 두 가지 중요한 가정이 전제돼야 한다. 매력적인 성장기회와 추진계획이 쓰인 사업계획서에서 표시된 매출과 이익은 두 가지 중요한 가정을 깔고 있다는 것을 잊고 있다. 계획서를 추진할 우수한 인재의 확보가 가능하고 확보된 인력이 열과 성을 다해 사업추진에 매진할 것이라는 가정이다.
사업경제성 분석 또는 사업계획서 평가를 오랫동안 한 사람들은 이러한 가정이 충족되는 경우보다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 많다고 한다. 성장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는 불가피하게 그리고 반드시 당초에 예상했던 상황과 다른 변수가 발생하게 되므로 성장기회 또는 사업계획서 자체보다 사업추진 과정에서 나타나는 장애를 극복하고 상황 변화에 따라 추진전략과 목표를 적절히 수정하는 사업추진 리더의 역량이 더 중요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경영자들은 사업추진 리더가 가져야 할 핵심역량을 파악하고 이러한 역량을 가진 인적자원을 육성하고 확보하는 데는 소홀하다.
경험적으로 보면 기업이 가진 성장기회 또는 사업계획을 성공시키는 훌륭한 사업추진 리더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특성이 있다. 우선 이들은 비전을 가지고 있다. 무엇 하나 정해진 게 없고 모든 것이 불투명한 사업의 미래를 남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그려내고 이것을 추진계획으로 전환시키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 비전의 실현에 자신의 인생을 걸고, 다른 사람들이 이 사업에 참여하도록 설득할 수 있다고 한다. 이들은 또 초조한 상태를 견디는 능력도 매우 뛰어나다.
두 번째 특징은 외향적인 성격과 내성적 성격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비전을 가슴 깊이 확신하기 때문에 웬만한 반대에는 흔들림이 없다고 한다. 외향적인 성격으로 인해 조직 내외에서 마찰이 번번히 일어난다. 하지만 사업관리와 처신에서는 자신의 아이디어와 비전에 목숨을 걸고 있다는 것이 행동에서 자연히 표출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그의 비전과 확신을 믿게 만드는 경향이 강하다.
성공적인 사업추진 리더의 세 번째 특징은 매우 도전적이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해오던 방법이 통하지 않으면 주저 없이 남이 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방법을 시도하고, 실패하더라도 새로운 방법을 시도할 좋은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비전과 도전정신을 갖춘 인력들만 육성하고 확보한다면 성장은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잭 웰치는 이러한 역량을 가진 성장사업 추진팀을 구성하고 이들에게 몇 개의 뚜렷하고 도전적인 목표만 제시한 후 자유롭게 사업기회를 찾아내 목표를 달성하도록 했다. 경영자가 진정으로 성장을 원한다면 이제라도 매력적인 성장기회나 영역을 찾는 데 들이는 노력만큼 잠재력 있는 인재의 발굴과 육성ㆍ확보에 주력해야 한다. 개구리의 골격을 만들고 근육을 붙인다고 해서 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개구리가 뛰는 데는 뛰겠다는 의지와 뛸 수 있는 힘이 선행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