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에 시달리는 것은 민자사업인 신분당선뿐만이 아니다. 전국 지하철은 대규모 빚과 만성적인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2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전국 7개 도시철도공사의 부채는 총 6조650억원에 이른다.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2011년의 6조2,970억원에 비하면 다소 줄었지만 6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부채가 획기적으로 줄어들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공사별로 보면 서울메트로(1~4호선)가 3조3,035억원으로 가장 빚이 많고 서울도시철도공사(5~8호선)도 1조432억원에 달한다. 서울 양대 지하철공사 부채만도 4조원을 훌쩍 넘는다.
지방 사정도 예외가 아니다. 부산교통공사는 8,832억원, 대구도시철도는 4,621억원의 부채를 안고 있다. 인천교통공사 3,036억원, 광주광역시도시철도공사 455억원, 대전광역시도시철도공사 235억원 순이다.
빚을 갚을 방법도 요원하다. 7개 도시철도공사 모두 영업이익에서 해마다 적자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 내내 도시철도공사 7곳 모두 적자를 냈다.
적자금액도 만만치 않은데 지난해를 기준으로 서울메트로는 1,288억원, 서울도시철도는 2,073억원의 적자를 냈다. 부산교통공사는 1,135억원, 대구도시철도공사는 1,229억원, 인천교통공사 1,064억원으로 역시 1,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봤다. 그나마 적자가 적은 편인 광주도시철도공사와 대전도시철도공사도 각각 733억원과 556억원 적자였다.
전국 지하철이 누적부채에 시달리는 것은 65세 노인의 무임승차비율이 급속히 증가하면서 그만큼 손실폭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의 지난해 무임승차 손실액은 2,672억원에 달한다. 이는 서울지하철 당기순손실(3,716억원)의 71.9%에 달하는 것으로 급속한 고령화로 오는 2015년에는 이보다 많은 2,956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전국 도시철도 무임손실금은 4,129억원에 이른다.
이에 따라 공사경영도 엉망이다. 7개 주요 지하철공사는 2011년 말 현재 자본금의 44%를 잠식한 상태다.
무임손실에 따른 누적손실을 보다 못해 전국 도시철도 운영 기관장들은 최근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을 현행 65세에서 70세 이상으로 높여달라고 정부에 건의했다. 2003년 이후 정부에 다섯 번째 건의한 것이다. 하지만 노인단체 등이 강력 반발하고 있어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승차연령 상향 조정보다는 무임손실금액을 정부가 보전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