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직접투자 日 늘고 美 줄어

日, 엔고 힘입어 작년 14억弗 국내로…美는 13억弗 그쳐
FDI 4년만에 증가세로


금융위기 여파로 우리나라에 들어온 미국 자금은 줄어든 대신 엔고의 바람을 타고 일본 자금의 직접투자는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4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7일 지식경제부가 내놓은 ‘2008년 외국인 직접투자 동향(잠정)’ 자료를 보면 지난해 신고된 FDI는 117억1,000만달러로 지난 2004년의 127억9,600만달러 이후 4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신고건수도 3,744건으로 2000년의 4,145건 이후 가장 많았다. 이와 함께 지난해 1~9월 국내에 실제 들어온 FDI 규모도 61억6,000만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7% 늘었다. 미국발 투자는 금융위기가 가시화하면서 하반기 이후 큰 폭으로 감소한 13억달러에 그쳤다. 지난해에 비해 43.4%나 줄어든 수치다. 반면 일본의 직접투자는 엔화 강세에 힘입어 4ㆍ4분기에 큰 폭으로 증가해 지난해 14억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로는 43.7% 증가세다. 4ㆍ4분기 중 일본 자금의 투자 내역에는 넥슨과 린나이코리아ㆍ롯데생명 등이 포함됐다. 유럽의 직접투자도 지난 한해 63억달러로 전년 대비 46.2% 급증했다. 이에 따라 전체 FDI 중 유럽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41.2%에서 54.1%로 절반을 넘었다. 업종별로는 금융ㆍ보험 등의 투자가 늘었다. SC제일은행과 메트라이프생명, ING생명과 알리안츠생명 등의 투자에 힘입어 금융ㆍ보험 분야 투자신고액은 전년 대비 101% 급증한 46억1,000만달러에 달했다. 금융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면서 투자금융기관의 유동성 확충을 위한 증액투자 등이 외국인 투자를 촉진했다. 유형별로는 인수합병(M&A)형 투자가 급증했다. M&A형 투자는 78.2%나 급증한 44억2,600만달러를 기록한 반면 기업을 새로 설립하는 등의 ‘그린필드’형 투자는 72억7,900만달러로 전년보다 9.4% 줄었다. 한국에 처음 투자하려는 외국 기업의 투자 신고액도 44억2,400만달러로 12.5%나 줄었다. 그러나 증액투자(62억5,500만달러), 장기차관(10억2,700만달러) 형태의 투자는 각각 27.1%, 89.8%나 늘어나는 등 전반적으로 세계적 경기침체의 영향을 받은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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