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리넷솔라 솔라셀 연구소 직원과 러시아 과학자들이 태양광전지 모의 모듈모형판 앞에 앉아 기술개발 내용과 관련해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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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공단이 '리모델링' 되고 있다. 변화하는 글로벌 상품 수급역학 구도에 대응, 생존을 위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위해 첨단화·선진화,미니클러스터화를 서두르고 있다.
지역경제의 버팀목이 됐던 지방 주요 공단이 조성된 지 30년 이상 되면서 재정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지방주요 공단이 변화에 대응해 어떻게 몸부림 치고 있는지 현장에서 살펴본다. /편집자주
대구 성서산업단지(3단지)에 위치한 미리넷솔라㈜. 연산 30㎿ 규모의 태양광전지(솔라셀)를 생산하고 있는 이 회사는 오는 2010년까지 생산능력을 현재의 10배인 300㎿로 확대하기로 하고 우선 1차로 지난해 9월 120㎿ 2기 라인 증설에 들어갔다.
계획 대로라면 미리넷솔라의 생산능력은 머지않아 세계 최대 솔라셀 생산업체인 독일의 큐셀(380㎿)이나, 일본의 샤프(360㎿)에 근접하는 수준에 도달한다. 미리넷솔라는 오는 2013년 '에너지 올림픽'으로 불리는 세계에너지총회(WEC)를 개최하게 될 대구의 대표적인 에너지 기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성서 3차단지에는 미리넷솔라 외에도 여러 첨단업종 기업들이 입주해있다. 병원ㆍ약국 조제자동화 시스템을 생산하는 ㈜제이브이엠을 비롯해 ㈜케이티브이글로벌(LCDㆍPDP TV), 희성전자㈜(TFT LCD BLU), ㈜화신(자동차부품), ㈜새로닉스(영상기기제조), ㈜퓨전소프트(PMP, 네비게이션) 등이 공장을 가동 중이거나 건립 중이다. 이들 기업들은 모두 이미 연 매출 1,000억원을 넘긴 '알짜기업'들이다.
전국 지방공단 가운데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대구 성서공단에 첨단업종이 속속 입주하면서 구조고도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섬유ㆍ기계 등 전통업종에서 ITㆍ메카트로닉스 등 첨단업종으로 빠르게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것.
성서산업단지는 지난 1984년부터 연차적으로 조성돼 현재 4개 단지에 총 면적이 1,083만㎡(입주업체 2,400여개)에 이른다. 1차단지가 84~88년까지 272만㎡ 규모로 조성된 이후 2차(88~92년) 435만㎡, 3차(94~2000년) 332만㎡, 4차(2003~2006년) 43만㎡ 등으로 조성됐다. 지난 2007년 기준 생산실적은 총 12조3,000억원(내수 9조4,000억원, 수출 2조9,000억원)으로 대구시 지역총생산(GRDP)의 37%를 차지하고 있다.
성서단지는 외형적인 입지여건이 크게 바뀌고 있다. 조성 당시 도심 외곽이었으나 도심의 팽창으로 지금은 지하철이 통과하는 대표적인 '도심 산업단지'로 변모했다. 이에 따라 높은 접근성과 양호한 정주여건, 풍부한 인적자원 확보가 성서단지의 최대 강점이 됐다.
입지여건의 변화는 고부가 업종 전환을 가속화 시켰다. 최근 몇 년 사이 대표적인 첨단업종인 전기전자를 포함해 조립금속, 운송장비 등의 업종이 빠르게 증가한 것. 실제로 전기전자의 경우 지난 2002년 입주업체가 80개에서 2007년 167개로 2배 이상 늘어났다. 같은 기간 조립금속은 376개에서 827개(120%)로, 운송장비는 170개에서 361개(112%)로 각각 증가했다.
이 같은 구조고도화는 3ㆍ4차 단지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반면 가장 먼저 조성된 1차 단지는 공장용지가 여러 번의 분할 매각을 거치며 임대나 하청 위주로 재편되는 등 생산기능이 약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생산기능 위주로 조성된 성서공단에 연구개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사업들이 잇따라 추진되고 있다. 변화하는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다. 우선 성서공단이 지난 2007년 11월 정부로부터 '산업단지 클러스터'로 지정되면서 성서공단을 기존 기계ㆍ전기전자에 첨단기술을 융합한 '메카트로닉스 클러스터'로 만들기 위한 사업들이 속속 추진되고 있다. 또 지난해 1월에는 대구테크노파크 중소기업공동 연구센터(1만5,037㎡, 13층)가 기공식을 가졌고, 성서3차단지가 정부로부터 과학연구단지로 지정되기도 했다.
박광석 성서단지클러스터 추진단장은 "성서단지는 많은 강점을 가진 도심 산업단지로, 구조고도화 및 인프라 확충을 통해 기업 편의성을 높여야 한다"며 "앞으로 구미의 전자산업과도 연계해 성서단지를 대구경북 광역경제권의 중심으로, 동북아의 핵심 첨단산업단지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