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자금규모 미지수/소형주 중심 급등가능성도4년10개월만에 재허용된 스폿펀드가 실제 판매되기도 전에 소형주들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는 지난 93년 스폿펀드가 위력을 발휘하면서 소형주, 중형주(현재기준으로는 소형주)가 급등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증권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너무 성급한 기대를 갖는 것은 금물』이라며 『과거 스폿펀드가 발매되고 난 뒤 추이를 다시 더듬어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지난 92년 10월28일 처음 발매된 스폿펀드는 곧바로 투자자들에게 큰 호응을 받지 못해 주식시장의 핵으로 부상하지는 못했다.
당시 스폿펀드는 판매 50일만인 92년 12월17일 ▲한국 2백억원 ▲대한 2백20억원 ▲국민 61억원 등의 수탁액을 보일 정도로 부진한 판매실적을 나타냈다.
당시 시장상황이 최악의 상태를 벗어났지만 아직 경기저점을 확인하지 못한채 횡보국면을 지속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스폿펀드로 자금이 몰려들기 시작한 것은 발매 4개월이 지난 93년 4월부터였다. 당시 4월 한달동안 스폿펀드로 몰린 자금은 무려 1천2백억원에 달했다.
각종 경기지표가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주식시장은 92년 8월이 저점이었음을 확인하고 꿈틀거리고 있었던 것이다.
스폿펀드가 발매된 92년10월말 이후 93년말까지 대형주지수가 38.1% 상승하는 동안 소형주와 중형주지수 상승률은 같은 기간 각각 73.7%, 61.4%에 달했다.
당시기준으로 중형주(50억∼1백50억원)·소형주(50억원미만)의 상승률이 대형주에 비해 2배나 높았던 셈이다.
이는 스폿펀드가 1백억원 정도의 작은 자금으로 설정된데다 펀드매니저간에 수익률경쟁이 벌어지면서 주가를 움직이기 쉬운 중소형주가 주요 매매대상이 됐기 때문에 벌어진 현상이었다.
결국 스폿펀드는 발매가 중단된 지난 94년2월까지 3대 투신사만 1조9백94억원의 펀드를 설정, 이중 4천8백94억원을 펀드설정 1년내에 목표수익률을 달성하고 고객들에게 상환됐다.
그러나 94년말이후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아직 상환하지 못한 스폿펀드는 ▲한국 50억원 ▲대한 1천80억원 ▲국민 1천3백억원 등에 달한다.
앞으로 스폿펀드에 얼마의 자금이 몰릴지 아직은 미지수다.
과거 스폿펀드로 손해를 본 경험도 있는 데다 특히 우리 경제가 IMF구제금융으로 긴축이 불가피한데다 금융시장 및 주식시장이 안정을 되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신사 관계자들은 『작으나마 유입될 자금으로 설정된 스폿펀드가 좋은 수익률을 보여준다면 자금은 점진적으로 유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스폿펀드는 침체증시를 회생시키는데 직접적인 역할을 하지는 못할 것이며 주식시장이 안정을 되찾고 난 뒤에야 자금이 유입, 주가상승의 기폭제 역할은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투신사 관계자들은 『현재 경제상황을 감안할 때 스폿펀드가 처음부터 소형주위주의 매매를 할 수 없다』며 『조선업종주처럼 대형우량주도 편입대상 종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펀드매니저간의 수익률경쟁이 가속화되고 주식시장이 안정을 되찾게 된다면 자본금 1백억∼2백억원대의 소형주가 주요 매매 대상이 될 것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최상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