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정부, 홍콩증시 부양 나선다

외환저축 일부 투자허용 추진 중국 정부가 홍콩 증시 부양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다이샹롱 인민은행 행장은 11일 중국 당국이 860억 달러에 이르는 외환 저축의 일부를 홍콩 증시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 이를 보도하면서 중국당국이 비교적 소규모 한도내에서 내국인의 홍콩 투자를 허용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중국이 홍콩 경제부양에 적극적인 관심을 표현한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외화유출과 내국 증시에 미칠 악영향 등을 고려, 내국인의 홍콩 투자를 금지해왔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홍콩 경제부양의 중요성을 감안, 결국 투자 허용 방침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FT는 평가했다. 한편 다이샹롱 행장의 발언직후인 12일 홍콩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주식인 '홍콩 H주식'의 주가는 2.9% 급상승했다. 특히 퍼스트 상하이 등 홍콩에 상장된 중국 증권거래 중개 업체들의 주가는 홍콩주식시장의 거래 활성화에 대한 기대로 16% 가까이 폭등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중국의 홍콩 증시 투자 허용이 중국내국 증시에 미칠 영향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나타냈다. 하이통 증권 애널리스트인 이추안은 "내국인의 외화예금을 홍콩 증시투자에 허용한다는 사실은 홍콩 시장이 외화 표시 증권 거래소인 중국 B증시의 새로운 경쟁상대로 떠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해 중국내 증시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메릴린치 홍콩지사의 란슈 수석연구원은 중국이 홍콩 투자를 허용한다 해도 대부분 중국 금융기관이나 연금 펀드 등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소규모로 이뤄질 전망이어서 내국 증시의 향방에 별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윤혜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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