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의 계절이 돌아왔다. 배구는 농구와 함께 겨울 스포츠를 대표하는 종목. 11월에 리그를 시작해 4월에 끝나지만 지난 2008년부터는 매년 여름에도 정식 대회가 열린다. 비시즌에도 팬들에게 배구의 재미를 알린다는 취지로 2006년 리그와 별개로 컵 대회를 신설한 것. 9월에 시작하던 컵 대회를 2008년부터는 여름 개막으로 앞당겼다.
정규리그가 아니라고 해서 컵 대회를 친선전쯤으로 생각하면 곤란하다. 지난 시즌 남녀부 우승팀인 삼성화재·GS칼텍스 등 남자부 7개팀과 여자부 6개팀이 모두 참가하며 남녀 우승팀에 각각 상금 3,000만원이 걸려 있다. 준우승은 1,500만원. 이번 안산·우리카드컵 프로배구대회는 19~27일 9일간 안산시 상록수체육관에서 펼쳐진다. 지난해도 같은 이름으로 안산에서 열렸는데 빅매치나 준결승·결승 경기는 매진(약 3,000석)될 정도로 큰 인기를 모았다. 지난해 남녀 우승팀은 현대캐피탈과 IBK기업은행.
이번 대회도 조별리그부터 관중몰이가 예상된다. '영원한 라이벌'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이 같은 조에 편성됐기 때문이다. 대회는 남녀부 각각 2개조로 나눠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조 1·2위가 크로스 토너먼트(A조 1위가 B조 2위와 경기)로 4강과 결승을 벌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역대 컵 대회에서 4차례나 우승한 현대캐피탈은 챔피언결정전 7연패 위업을 달성한 삼성화재와 19일 오후2시 개막전에서 맞붙는다. 지난해 결승에서 만났던 여자부 IBK기업은행과 GS칼텍스는 이날 오후4시부터 '리턴 매치'를 벌인다.
외국인 선수 없이 '토종'끼리 격돌하는 컵 대회는 자유계약선수(FA) 영입 등 전력 보강으로 인한 변화를 확인하는 등 정규리그에 대비한 치열한 탐색전의 의미도 있다. 신임 사령탑인 양철호 현대건설 감독,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의 지도력을 미리 엿볼 수 있는 무대이기도 하다. 또 비디오 판독 횟수를 경기당 팀별 1회에서 2회로 확대하기로 한 뒤 처음 열리는 대회라 판정 면에서도 주목되는 대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