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A+인터넷 접속 '포스트PC' 눈길세계 최대의 정보기술(IT) 축제인 '2001 추계 컴덱스'의 키워드는 이름값 못하는 썰렁함이었다.
미국 테러 여파로 참가 예정 기업들의 취소가 잇따르면서 전시회장도 3곳에서 2곳으로 줄어든데다 IBMㆍ컴팩ㆍ오라클 등 유력업체들이 참가하지 않은 그야말로 '맥빠진 잔치'였다.
그나마 무선 네트워크 관련업체들이 대거 참여했다는 점은 다행스럽다.
NTT도코모ㆍ핸드스프링ㆍ시스코 등이 지난해 전시회보다 발전된 기술을 선보이며 세계 무선기술의 현주소를 짐작하게 해줬다.
외신들로부터 집중조명을 받은 기술은 '포스트PC'. 개인정보기기(PDA)나 포켓PC 등이 인터넷 접속기능을 추가하면서 '언제 어디서나 접속 가능한 네트워크의 미래'를 제시했다.
핸드스프링은 PDA와 휴대전화가 결합된 신제품 '클레오'를 선보이며 집중조명을 받았다.
핸드스프링의 공동 창업자인 제프호킨스는 이번 전시회의 기조연설을 통해 "앞으로 클레오와 같은 PDAㆍ휴대전화 겸용제품이 쏟아져나올 것이며 포스트PC의 크기는 작아지고 가격은 계속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지난해 빌 게이츠 MS 회장이 처음 선보였던 태블릿PC 계열 신제품도 봇물을 이루면서 클레오와의 주도권 싸움을 예고했다.
지난해 가장 많이 조명을 받았던 '블루투스(근거리 통신규격)'와 무선랜 기술은 한층 진화된 모습이었다. 특히 올해는 802.11b 기술과 블루투스를 조합하는 기술이 눈길을 끌었다.
802.11b는 11Mbps의 빠른 속도와 2.5㎓의 풍부한 대역폭을 자랑하는 무선 네트워크 기술이다. 휴대전화ㆍPDA 등 휴대용 정보기기와 PC용 주변기기의 무선 데이터 전송에 사용된다는 점에서 블루투스와 용도는 같다.
하지만 블루투스의 네트워크 연결범위가 반경 5㎙에 불과하고 전송량도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802.11b가 상대적으로 부각되고 있다.
시스코는 이번 전시회에서 '와이어리스브리지'라는 장치로 최고 40㎞의 거리에서 11Mbps 속도의 무선통신으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에어로넷' 시스템을 선보였다. 국내업체인 GCTㆍ클립닷컴도 관련 제품을 전시하며 신기술 조류에 동참했다.
3세대 이동통신이 더이상 미래형이 아닌 현재진행형이라는 점도 이번 전시회를 통해 확인됐다.
NTT도코모ㆍ노키아ㆍ에릭슨ㆍ삼성ㆍLG 등이 3세대 IMT-2000 시스템을 대거 출품했다. 일본의 NTT도코모는 대형 부스를 마련, 자사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비동기식(WCDMA) 시스템을 홍보하는 데 열을 올렸다. 삼성ㆍLG 등도 최근 서비스를 시작한 cdma2000 1x 시스템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한편 이번 행사에 국내업체들은 지난해 180여개보다 소폭 줄어든 150여개 업체가 참여했다.
이들 중 한국스프라이트ㆍ우심ㆍ한국H&S와 같은 벤처기업들이 크고작은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이와 관련, 한국전자산업진흥회는 이번에 참가한 하드웨어 업체들의 수출실적이 8,000만달러 이상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김한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