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車 약진힘입어 타업종도 溫氣

■ 本紙조사 '핵심기업들 1분기 실적'삼성전자·현대車 매출 작년보다 10%대 늘어 국내 핵심 기업들의 1ㆍ4분기 성적표가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경제가 개별 조사한 기업별 1ㆍ4분기 재무지표는 기업실적 측면에서도 'V자형' 커브가 그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해 3ㆍ4, 4ㆍ4분기의 극심한 부진에서 벗어나 완연한 상승곡선으로 올라선 것이다. 특히 전자와 자동차ㆍ철강 등 핵심 업종들의 실적호전이 눈에 띄고 핵심 업종의 '온기(溫氣)'가 해운 등 여타 업종에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2ㆍ4분기 이후 기업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수출호조, 환율상승, 경기회복, 건축붐, 특소세 인하에 따른 특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자ㆍ자동차 등 핵심 업종 도약 1ㆍ4분기 중 비약적인 신장을 한 대표적인 업종은 전자와 자동차.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내놓은 특별소비세 인하와 D램 가격의 상승세가 실적으로 그대로 이어졌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대표 기업'의 매출이 지난해 1ㆍ4분기 수준 이상으로 올라섰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올 1ㆍ4분기 중 매출이 9조5,000억원에서 최대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은 1조5,000억~1조6,000억원 수준. 여기에 계열사 지분평가와 금융 수익 등을 통해 영업외 부문에서 2,000억~3,000억원 정도를 벌어들일 경우 경상이익은 1조8,000억~1조9,000억원까지 이르게 된다. 예년처럼 20% 정도를 세금으로 계상할 경우 세후 당기순이익은 1조5,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애널리스트들이 올초 1조~1조1,000억원 수준을 예상했던 점을 비교하면 30~50% 정도 초과 달성한 셈이다. 올해 전체적으로도 최소 6조~7조원의 이익을 기록, 사상 최대였던 지난 2000년의 6조145억원을 넘어설 게 확실시된다. 이 같은 실적은 특히 회사측이 지난해 말 예상했던 올 전체 당기순이익(2조9,000억원)의 절반을 넘는 수준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부문별로는 역시 D램과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등 반도체 부문의 호조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전문가들은 당초 반도체 부문 이익을 6,000억원 수준에서 예상했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9,000억원 이상의 이익을 올릴 게 확실시된다. D램의 경우 당초 3,000억원 정도의 이익을 기대했으나 1,500억원을 초과 달성하고 LCD도 기대치(1,000억원)를 두배 이상 초과 달성했다. 여기에 특소세 효과 등으로 가전과 디지털미디어 부문도 최소 1,000억~2,000억원의 이익이 기대되며 컬러 휴대폰 등이 인기를 끌며 정보통신 부문도 4,500억~5,000억원 수준의 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도 에어컨ㆍ냉장고ㆍ디지털TV 판매증가, 컬러 단말기 수요 급증에 힘입어 1ㆍ4분기 매출이 지난해 동기보다 10% 가량 늘어난 4조8,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현대자동차는 '특소세 특수'와 환율인상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올 1ㆍ4분기 중 매출은 지난해 동기(5조577억원)보다 14% 늘어난 5조8,000억원, 영업이익도 지난해(5,137억원)보다 14% 증가한 5,9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특히 오는 6월까지 한시적인 특소세 인하에 따라 미리 차를 구입하려는 가수요가 몰리면서 3월 내수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올해 판매목표를 당초 168만2,000대에서 173만대로, 매출은 23조5,400억원에서 24조2,0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자동차업종이 선전하면서 타이어업계의 약진도 돋보였다. 한국타이어는 올 1ㆍ2월 매출이 2,85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960억원)보다 45.4%, 경상이익도 지난해 1ㆍ2월(44억여원)보다 두배 가량 늘어났다. ◇건설경기 회복 전산업 파급 건설경기의 급속한 회복에 따라 유화업계의 실적도 크게 좋아지고 있다. 올들어 유화제품 가격이 바닥을 치고 올라가는 상황이어서 현재 적정 재고량(7~15일)만 유지할 뿐 그동안 쌓였던 재고가 모두 소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업계 전반적으로 10% 정도의 매출 및 영업이익 신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특히 유화제품과 함께 플라스틱 가공재 등 산업재를 생산하고 있는 LG화학은 건설경기 회복에 따른 산업재 분야의 괄목할 만한 성장으로 올 1ㆍ4분기 중 매출과 영업이익이 10~20%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전을 면치 못했던 시멘트업계도 건설경기 회복의 영향을 톡톡히 받고 있다. 쌍용양회와 동양메이저는 건설붐으로 시멘트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데다 가격인상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형식 LG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요증가에다 가격인상 효과로 업계의 영업이익률은 20%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쌍용양회의 영업이익은 1,000억원대에 육박하고 동양메이저도 1,3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건설경기의 수혜는 철강업종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공급과잉으로 고전을 겪었던 철강업계는 건축경기 회복에 따라 올 1ㆍ4분기 매출이 대략 10% 정도 늘어났다. 특히 영업이익은 철근 등 일부 제품의 가격인상에 따라 업체에 따라서는 전년동기 대비 배에 달하는 곳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체별로는 포스코의 1ㆍ4분기 매출(전년 2조7,492억원)과 영업이익(〃3,559억원)은 전년보다 소폭 증가한 2조9,000억원과 4,000억원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제강은 전년보다 소폭 증가한 매출 5,000억원과 영업이익 5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동부제강도 매출 3,500억원(전년 3,370억원)과 영업이익(전년 113억원) 24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수 업종의 호조 속에서 항공 업종도 유례없는 신장세를 보였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모두 200억원이 넘는 영업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1ㆍ4분기가 항공업계 최대 비수기인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성적이다. /김영기 기자 yo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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