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말 안 쓰는 청와대 비서들

■ 박근혜 대통령 취임이후 달라진 업무 스타일
박근혜 대통령 한자·미사여구 싫어해
국민 정책 이해도 높이려 실용적 내용 위주로 보고

"경찰과 검찰은 우리 약자들의 '빽'이다."

법무부와 안전행정부의 업무보고가 있던 5일 박근혜 대통령은 법질서 토대 확립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돈이나 연줄 등 배경(back ground)을 의미하는 '빽'이라는 은어를 사용했다. 법질서 확립에 대한 중요성을 더욱 쉽게 와 닿게 하기 위한 의도였다. 사자성어 등 어려운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 박 대통령의 스타일에 맞춰 청와대의 언어가 달라지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미사여구나 사자성어를 쓰는 것을 본 적 있나. 내용 위주의 발언을 한다"라며 "국민들의 정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박 대통령은 최근 창조경제 개념의 모호성에 대한 논란이 일어났을 때 "거의 모든 국민이 아파트에 사는데 문화를 확 바꾸기 어렵다면 과학기술적인 면에서 층간 소음을 줄일 방법은 없는지 노력한다면 그것도 하나의 새로운 시장과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길이 된다"라며 층간 소음을 사례로 설명에 나서기도 했다.

박 대통령의 발언 자료 속에는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건네는 인사말 등 회의와 관계없는 내용이 빠지고 곧바로 본론으로 이어지지만 대신 정책과 관련된 사례 등이 포함된다. 대통령에게 이뤄지는 보고 역시 실용적인 내용으로 채워진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 업무보고에 앞서 박 대통령의 스타일에 익숙하지 않은 장관들에게 내용 위주의 보고를 해야 한다는 귀띔을 해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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