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미국 사모펀드 론스타와 호주 최대의 금융그룹인 ANZ은행이 일본의 한 중소형 은행 인수를 놓고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양측은 한국에서 외환은행 매각을 위해 협상을 벌였지만 일본에서는 은행 인수를 위해 경쟁을 벌이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007년 막대한 이익을 챙기며 도쿄스타은행을 매각했던 론스타가 4년만에 지분을 재인수하기 위해 노무라홀딩스를 매각주간사로 선정했다고 29일 보도했다.
론스타가 지분 재인수에 나선 것은 지난 2007년 도쿄스타은행을 인수했던 일본 사모펀드 어드밴티지 파트너스가 부채상환에 실패하면서 소유권을 포기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어드밴티지 파트너스는 론스타로부터 도쿄스타은행을 인수하면서 채권단에 인수자금 1,700억엔을 빌렸다가 이를 변제하지 못해 스타은행을 다시 팔아야 하는 입장이 됐다. 도쿄스타은행 지분의 3분의1은 어드밴티지파트너스가 소유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일본의 신세이은행과 아오조라은행, 프랑스 크레트아그리꼴이 소유하고 있다.
WSJ은 “론스타가 은행을 인수해 정상화시킬 경우 과거처럼 또 다시 비싼 매각가에 팔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론스타는 2001년 도쿄스타 은행의 전신인 도쿄 소와은행을 400억엔에 인수해 2005년 상장한 뒤 지분을 내다팔아 7배 이상의 투자수익을 거뒀다.
하지만 론스타의 도쿄스타은행 인수에 ANZ은행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호주 경제일간지인 파이낸셜리뷰는 “ANZ은행이 도쿄스타 은행뿐 만 아니라 도쿄스타은행 주주 가운데 하나인 아오조라 은행까지 인수하기 위해 눈독을 들이고 있다” 고 전했다. 신문은 또“ANZ가 아오조라 은행의 대주주인 미국계 사모펀드 서버러스 캐피탈 매니지먼트와 접촉하고 있다”며 “도쿄스타은행도 인수 가시권에 두고 물밑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외환은행 인수에 실패한 ANZ은행은 2017년까지 전체 은행 순익의 30%를 아시아시장에서 올리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중국과 일본, 인도 등 현지은행 인수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