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채권시장에서는 금리가 상승하는 약세흐름이 나타났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이전 주 대비 0.21%포인트 상승한 3.59%로 마감됐다. 이제까지와 같은 공격적인 정책금리 인하를 앞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모습이었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금융불안시에는 시장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금리조정을 통한 정책수행의 효과를 기대하기 곤란하다"고 언급, 앞으로 금융완화정책의 무게중심이 '정책금리 인하를 통한 금융완화'에서 '금융중개기능의 회복을 통한 시장기능의 활성화' 쪽으로 옮겨질 것임을 시사했다. 이러한 정책기조의 변화는 현재의 정책금리수준이 추가적인 인하가 필요없을 만큼 충분히 경기부양적이라는 인식에 따른 것이라기 보다는 그동안의 공격적인 금리인하를 통한 본원통화 팽창에도 불구하고 M2 등 시중유동성 증가율은 오히려 하락하고 있는 현재 상황에 대한 문제의식에 기인한 것으로 보여진다.
"더 과감하고 통상적이 아닌 조치까지도 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이 총재의 언급도 이번 변화가 금융완화기조 자체에 대한 속도조절이 아닌 금융완화수단의 확장이라는 해석에 무게를 실어준다.
따라서 '(금융)시장기능 활성화'를 간접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수단인 '정책금리 인하'는 앞으로 이전보다 느린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보이지만, '비(非)통상적인 조치'를 통해 통화당국이 채권시장에 직접 개입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정책변화는 채권시장에서 수익률곡선의 형태와 크레딧 스프레드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대수준으로 확대되어 있는 국채 1년-3년 스프레드(1.14%포인트)에 대한 채권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을 증폭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진다. 이번 변화는 채권시장 금리 하락에 대한 명분(모멘텀) 부족에 시달리던 채권시장 참여자들의 투자심리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상의 전망이 아전인수격의 설익은 혹은 성급한 해석인지 여부는 2일 통안채 1년물과 국고채 3년물 입찰결과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주 후반으로 갈수록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의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다시 살아나며 3년물을 중심으로 하는 금리하락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