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리포트] 바오딩 '중국판 세종시'로 유력

베이징·톈진 황금삼각권 한축
땅값 들썩… 이전 부처도 관심

중국판 세종시 논란이 뜨겁다. 후보 도시에는 이미 부동산 투기 바람이 일고 있고 중앙부처 가운데 어떤 부처가 이동을 할지도 중국인들 사이에 관심이다.

행정도시로 유력한 도시는 허베이성 바오딩시. 베이징에서 남서쪽으로 140km떨어진 바오딩에 베이징, 허베이, 톈진 일체화의 중심이라는 점이 부각되며 중국판 세종시로 확정되는 분위기다. 중국 재경망은 베이징시, 허베이성, 톈진시가 합의해 정치 부중심 도시 예정지로 바오딩시를 잠정적으로 확정했다고 전했다.

바오딩 개발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수도권 일체화 지시후 허베이성의 후속조치에서 윤곽을 드러냈다. 지난달 말 공표된 중국 수도권 개발 계획에 따르면 바오딩은 베이징의 행정기능ㆍ대학교ㆍ과학연구소ㆍ의료기관 등이 이전한다.

청일전쟁이후 청나라로 끌려온 흥선대원군의 유배지였던 바오딩은 20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역사적으로 중국 남쪽의 군대가 베이징에 진입하기 위해 꼭 거쳐야 하는 도시로 '병가필쟁지지(兵家必爭之地)'로 불렸다. 바오딩이라는 이름도 '수도를 보호하고 천하를 안정시킨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바오딩은 중화민국 시기와 신중국 건설초기 허베이성 성정부 소재지가 됐다가 1958년 톈진에 성도의 자리를 내준다. 하지만 1966년 군사적으로 성도가 연해도시보다는 내륙이 낫다는 판단에 다시 성도의 자리를 꿰찬다. 그러나 불과 2년 만에 문화대혁명의 소용돌이 속에 성도는 스좌장으로 바뀌고 바오딩은 허베이성내 낙후도시로 전락했다.

현재 바오딩은 중국판 세종시 건설 계획 소식에 지난 '잃어버린 40년'을 되찾을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실제로 바오딩은 중국의 행정수도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우선 바오딩은 베이징ㆍ톈진과 황금 삼각권을 형성하고 있는 천혜의 지리적 환경을 갖추고 있다. 베이징 신공항에서 15km 떨어져 있고, 징광(베이징~광저우) 고속철이 바오딩을 통과한다. 바오딩~톈진을 잇는 도시철도도 건설 중으로 완공되면 톈진까지 거리는 30분으로 단축된다. 바오딩에는 허베이대, 화베이전력대 등 16개 대학이 소재하고 각종 과학연구기관이 140여개에 모여있으며, 과학연구 인력만 22만명에 달하는 등 인재 풀도 튼튼하다. 또한 중국 대표 자동차기업인 창청자동차, 세계 6대 태양광 기업으로 뉴욕 나스닥에 상장한 잉리 솔라, 중국 대표 제약기업 허베이제약이 모두 바오딩 토종 기업이다. /베이징=김현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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