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사장 강동석)은 일단 경영실적에서 국내 최고의 국민기업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순이익이 3조598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또 전년(1조7,783억원)보다 무려 72%나 늘어난 것이다. 이 같은 경영실적은 전력산업 구조개편에 맞춰 `고객존중ㆍ변화지향ㆍ수익중시`의 발전전략을 충실히 추진한 결과로 평가된다.
한전은 중장기적으로 `전력서비스회사`로 변신하기 위해 고객 세분화 개념을 도입했다. 과거처럼 모든 고객을 똑같이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전기를 많이 쓰는 고객, 맞벌이고객, 임시고객 등으로 나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임시고객의 경우 공중전화카드처럼 선불카드를 구입해 카드식 계량기에 삽입하면 전력을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한전은 이 같은 고객 친화적 경영에 힘입어 기획예산처가 주관하는 `공기업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지난해까지 4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한전은 `공존공영(Win-Win)`을 중시한다. 이는 바로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명실상부한 국민기업이 되어야 한다는 비전 때문이다. 한전은 이를 위해 고객이나 주주는 물론 지역사회, 환경단체, 협력업체 등과도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들 이해관계자들을 세분화해 가장 적합한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관리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기요금 청구서를 이용한 미아 찾기 캠페인, 문화이벤트 개최 등은 지역사회와 함께 하려는 구체적인 노력이다.
한전은 전력산업 개편작업에 맞춰 변화와 혁신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전은 발전 및 배전사업 분리후에도 전력수급이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송배전설비를 제때 확충하는 한편 효율적인 수요관리 방안을 추진중이다. 변화와 혁신을 위해서는 문화도 바뀌어야 한다. 한전은 전력산업 환경변화를 주도하기 위해 뉴 스타트(New Start)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여기서 스타트는 `출발`이라는 뜻도 갖고 있지만 속도(Speed), 신뢰(Trust), 성취(Achievement), 책임(Responsibility), 협력(Together) 등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수익도 결코 소홀히 하지 않는다. 그래서 한전은 밖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미 한ㆍ일 월드컵, 부산아시아경기대회 등을 통해 선진국 이상의 전력공급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한전은 이 같은 신뢰도 제고를 바탕으로 발전자회사 등과의 공조를 통해 해외사업기반을 다지고 있다. 특히 한전은 베트남 등 개도국 뿐만 아니라 미국 등 선진국 전력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한전은 미국, 호주 등지에서 발전소 진단 용역사업, 발전소 개조사업 등 굵직한 사업을 잇따라 성사시키고 있다.
<박민영기자 mypar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