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중국 에틸렌 사업 숙원 풀었다

시노펙과 합작법인 계약… 총 투자규모 3조3000억
최태원 7년 뚝심이 프로젝트 결실
10여 차례 중국 관계자 면담… 2006년부터 사업 진두지휘



7년 추진 성과 눈앞…총 투자규모 3조3,000억원 규모

SK그룹이 7년 동안 추진한 중국내 대규모 화학공장 합작 프로젝트가 성사단계에 진입했다.

SK이노베이션은 28일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이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중국 최대 국영 석유기업 시노펙(Sinopec)과 우한 에틸렌 합작법인 설립 계약(JVAㆍJoint Venture Agreement)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에 따라 두 회사는 최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 완공한 294만㎡규모의 대형 나프타 분해설비(NCC)에서 연간 에틸렌 80만톤을 비롯해 폴리에틸렌(PE) 60만톤, 폴리프로필렌(PP) 40만톤 등 총 250만톤 규모의 각종 유화제품을 함께 생산하게 된다. 이 설비는 그동안 시노펙의 주도로 건립돼 왔으며 지난 5월 SK종합화학이 중국 국무원에서 사업에 참여해도 좋다는 허가를 얻어 이번에 공식적으로 합작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 합작 비율은 SK가 35%, 시노펙이 65%다. 이번 합작법인 설립에 따라 SK는 중국 상무부의 비준을 받게 되면 모든 사업 절차를 마치게 된다. 합작법인은 올 하반기부터 본격 상업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날 합작법인 서명식에는 구자영 SK이노베이션 부회장과 차화엽 SK종합화학 사장, 왕티엔푸 시노펙 총경리 등 양사 경영진이 참석했으며 박근혜 대통령을 수행해 중국을 방문 중인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배석했다.

SK측은 이번 합작이 총3조3,000억원 투자 규모로 두 나라간 석유화학 합작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인데다 중동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 기업 가운데 중국에 에틸렌 사업을 진출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를 두고 있다. 에틸렌은 화학산업의 쌀로 불리는 핵심 기초 원료로 중국 등 대다수 국가가 외자 참여를 제한하는 분야다. 중국은 그동안 자체 기술력을 보유한 일부 서구 메이저 회사와 중동 산유국 기업에 한해 에틸렌 합작사업 참여를 선별 허용했다.

SK종합화학 관계자는 이와 관련 “지난 40년 간 축적한 세계 최고 수준의 석유화학 공장 운영 노하우를 인정받은 결과”라며 “한국 석유화학 산업의 글로벌 위상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는 특히 2006년 시노펙과 합작 추진에 합의한 이후 7년 만에 합작법인 설립에 이르렀다. 최태원 회장은 중국에 제2의 SK를 건설한다는 차이나 인사이드 전략의 일환으로 2006년 이후 10여 차례 중국 정부 및 시노펙 관계자를 면담하며 직접 이번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중국에 석유화학 생산기지를 확보하면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 중소기업과의 동반 진출 등 부대효과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SK는 이번 에틸렌 합작에 앞서 시노펙과 상하이 용제공장, 부탄디올 공장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표/우한 프로젝트 일지

2005년 시노펙, 중국 정부에 우한 프로젝트 비준 신청

2006년 4월 SK-시노펙 간 합작 검토의사 교환

2007년 12월 시노펙, 우한 에틸렌 공장(NCC) 착공

2011년 5월 SK종합화학, 중국 정부에 합작법인 참여 신청

2011년 12월 시노펙과 전략적 협력을 위한 MOU 체결

2013년 2월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승인

2013년 5월 중국 국무원 승인

2013년 6월 합작법인 설립계약

2013년 7월 중국 상무부 비준 및 합작 법인 설립, 상업생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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