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호주 FTA 타결… 자동차 관세 즉시 철폐

2015년부터 발효

 4년7개월을 끌어온 한·호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사실상 타결됐다.

 이에 따라 오는 2015년부터 호주 시장에서 한국 자동차의 관세가 즉시 철폐되면서 우리의 수출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쇠고기 관세가 단계적으로 철폐돼 우리 농축산 농가들의 타격이 매우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4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앤드루 롭 호주 통상장관과 회담을 열어 한·호주 FTA 협상의 실질적 타결을 이뤘다고 5일 밝혔다. 한·호주 FTA는 박근혜 정부 들어 처음으로 체결되는 FTA다. 호주는 우리의 7위 교역국으로 지난해 교역액이 248억달러에 달한다.

 양국은 이에 따라 협정 발효 이후 8년 이내에 현재 교역되는 대다수 품목의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호주는 모든 한국 수입품에 부과되는 관세를 5년 내 철폐하기로 했으며 우리는 수입액 기준 92.4%(품목 수 기준 90.8%)에 부과되는 관세를 8년 내 철폐하기로 했다.

 한국의 주요 수출품목인 자동차(관세율 5%)의 경우 가솔린 중형차 등 대부분 품목의 관세를 즉시 철폐하기로 했다. 우리가 체결한 FTA 가운데 자동차 관세를 즉시 철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 호주산 쇠고기에 대한 관세를 15년간 단계적으로 철폐한다. 이에 따라 2030년께 호주산 쇠고기의 관세가 완전히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태희 산업부 통상교섭실장은 "농축산물 분야는 한미 FTA보다 보수적인 조건으로 막아냈다"고 밝혔다. 우리 측은 쌀을 비롯해 분유·과일(사과·배·감 등)·대두·감자·굴·명태 등 주요 민감품목들은 개방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번 한·호주 FTA 협상에서는 우리 측이 요구해온 투자자국가소송(ISD) 조항도 포함됐다.

 이는 기업이 투자 상대국의 법령·정책 등으로 피해를 봤을 때 국제중재를 통해 피해구제를 받을 수 있는 국제소송이다. 자원부국인 호주는 외국 기업의 투자가 많아 ISD 조항 삽입에 반대해왔으나 최종 협상에서 우리 측의 요구안이 관철됐다.

 양측은 기술적 사안에 대한 협의와 협정문 전반의 법률적 검토를 거쳐 내년 상반기 중 FTA 협정문의 가서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양국에서 국회비준 절차가 차질 없이 이뤄질 경우 이르면 2015년부터 한·호주 FTA가 발효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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