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초대석] 정재룡 성업공사 신임사장

대담=崔性範 정경부 금융팀장『부실채권은 앞으로 경기가 좋아지면 최고의 수익률을 자랑하는 투자대상으로 각광받을 것입니다.』 정재룡 성업공사 신임사장은 『최근 마땅한 투자대상을 찾지 못한 뭉치돈들이 서서히 부실채권 투자에 눈을 돌리고 있다』면서 『부실채권을 담보로 한 다양한 첨단 금융상품을 개발해 투자자들에게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성업공사는 이를 위해 전담조직으로 상품개발부를 신설키로 했다. 鄭사장은 『부실채권 정리기금을 활용해 기업들의 워크아웃을 지원할 예정이며 성업공사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은행과 공동 경영진단을 거쳐 부실징후기업의 부동산과 유가증권을 사주고 자금까지 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성업공사는 은행에서 넘겨받은 채권과 부동산 등을 매각하기 위해 오는 11일부터 서울·부산·대전·광주 등에서 잇달아 투자설명회를 갖는다. 최성범 정경부 금융팀장이 정재룡 사장을 만났다. _기업과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성업공사가 새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주요 업무를 간략히 소개해 주시지요. こ은행으로부터 부도기업 채권과 담보자산 등을 넘겨 받아 정리하는 것이 성업공사의 주업무입니다. 지난해 44조원 규모의 부실채권과 자산을 매입했습니다. 44조원은 엄청난 규모입니다. 우리나라 예산이 84조원인데 절반이 넘는 액수지요. _최근 자산매각이 늘고 있습니다만. こ공공기관이 기업과 금융권의 부실채권을 사들이는 것은 어차피 국민들의 부담입니다. 국민들의 세금과 채권으로 재원을 조달했으니까요. 빨리 팔아서 상환하는 것이 국민부담을 더는 것입니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처분에 주력할 생각입니다. _올해 16조원 가량을 매각하기로 했는데 잘 팔릴 것으로 보십니까. こ지난해 1조4,000억원 규모를 팔았습니다. 사들였던 44조원에 비하면 적은 규모입니다만, 44조원 가운데 10월 이후에 인수한 채권이 28조였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성과입니다. 올해도 잘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_어디에 주로 매각했습니까. こ전부 해외시장에 팔았지요. 선진국에서는 부실채권이 첨단 금융상품의 개념으로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투자가들은 일반 금융상품의 금리가 낮기 때문에 부실채권에 투자하는데 상당한 매력을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_국내에는 마땅한 인수자가 없었나요. こ우리나라에는 아직 부실채권에 투자한다는 마인드가 없어 인수처를 찾기 쉽지 않습니다. 부동산은 그나마 괜찮은데, 「부실채권」하면 일단 거부감부터 느끼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 부실채권을 거래할 만한 시장여건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_시장여건이라면 어떤 것입니까. こ금리가 계속 떨어지면서 국제통화기금(IMF) 초기에 고금리를 향유했던 사람들이 돈을 굴릴 곳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증권이나 부동산도 아직껏 실물경기의 뒷받침이 없어 낙관하기 어렵지요. 이런 틈새를 겨냥해 뭉치돈을 투자할 만한 부실채권 운용상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_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십니까. こ국내에 없던 최첨단 금융상품을 만들어 기관투자가나 일반에 판매할 생각입니다. 자산담보채권(ABS)이 요즘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만, 이번에 나오는 상품은 전혀 다른 개념입니다. 자산 담보가 아니라 부도기업의 장래 현금흐름을 담보로 수익증권을 발행할 예정입니다. _조금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지요. こ성업공사가 채권이나 자산을 인수한 기업 가운데는 일시적인 자금난으로 흑자부도를 낸 기업들이 상당수 있습니다. 물론 지금도 회사가 잘 운영되고 있어 원리금을 꼬박꼬박 갚는 경우가 많아요. 이들 회사에 대한 채권을 수익증권 형태로 만들어내는 셈이지요. 회사의 원리금 상환능력이 요체가 됩니다. _예를 든다면 어떤 경우가 있겠습니까. こ특정 기업을 거론하기 어렵지만 진로같은 회사를 봅시다. 이 회사가 요즘 「참이슬」이란 제품을 내놓았는데 공전의 히트를 치고 있습니다. 원리금 상환능력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지요. 이것을 담보로 수익증권을 발행하는 것입니다. 투자자들은 회사가 원리금을 모두 상환할 경우에 따른 기대이익을 노리고 투자하게 됩니다. _기대이익은 얼마나 될까요. こ회사마다 다를 수 밖에 없겠지만 상당한 수익을 노릴 수 있지요. 100억원의 부채를 지고 있는 기업이 있다고 칩시다. 성업공사가 45억원에 채권을 인수했는데, 이 회사의 경영이 좋아져 빠른 시일안에 원리금을 상환한다면 45억원으로 100억원의 가치를 기대할 수 있는 결과가 됩니다. 물론 회사가 잘못될 경우도 있으니까 리스크는 높다고 보아야지요. _신상품은 어떻게 나옵니까. こ두 가지 형태로 발행할 겁니다. 하나는 은행 지급보증을 받은 것이고 다른 하나는 무담보인데, 수익률을 차등화해 내놓을 예정입니다. 수익률은 예금금리나 국채보다 높게 매길 것입니다. 기간도 장기와 단기로 나눌 생각입니다. _은행 지급보증이라니요. こ성업공사가 인수한 채권 가운데는 기업이 법정관리나 화의 도중에 부도를 내거나 다른 이유로 회수를 못할 때 은행에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있습니다. 이 상품은 수익률을 낮출 수 밖에 없지요. _상품명은 정했습니까. こ「캠코 미래 수익증권」이라고 일단 이름을 붙였습니다. 캠코는 성업공사의 영문약칭입니다. 외국에선 「CASH FLOW BACK_UP NOTE」라고 불립니다만 우리나라에선 생소한 개념이어서 작명도 쉽지 않더라구요. _발행규모는 얼마나 됩니까. こ1차로 액면가 기준 1조5,000억원 정도를 내놓은 뒤 시장 상황을 보아가며 앞으로도 계속 발행할 예정입니다. 이달중 국내 로드쇼를 통해 기관투자가들에게 선전을 하고 내달중 주간사를 선정해 실무작업에 들어갑니다. _로드쇼 일정을 설명해주시지요. こ오는 11일 오전 10시 서울 63빌딩에서 시작해 부산, 대전, 광주를 돌며 투자가들에게 상품을 소개할 계획입니다. 부산은 23일, 대전은 24일, 광주는 26일로 잡혀 있습니다. 일단 기관투자가들을 중점적으로 공략할 생각입니다. 일반인들은 기관투자가들을 통해 살 수 있습니다. _수익증권을 국내시장에 먼저 매각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こ물론 해외에 파는 것이 훨씬 쉽지요. 그러나 나중에 경기가 좋아지면 「헐값에 국부를 해외에 유출시켰다」는 비난을 들을 소지가 있습니다. 게다가 해외시장에만 치중하다가는 수세에 몰릴 가능성도 배제 못 하지요. 내수기반을 다져 놓아야만 해외매각 협상에서도 유리한 입장이 됩니다. 그래서 국내 대형 기관 투자가들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겁니다. _기관투자가들이 높은 관심을 보일까요. こ성업공사가 그동안 인수했던 부실채권이 상당히 싼 가격이었기 때문에 투자가치가 높습니다. 지난해는 최악의 상황이었지 않습니까. 정상적인 기업조차 특수한 상황에서 부도를 낸 경우가 많습니다. _수익증권 외에 다른 상품을 또 내놓을 계획이 있습니까. こ일단은 캠코 미래형 수익증권 판매에 치중할 것입니다만, 전담조직으로 「상품개발부」를 신설해 다양한 첨단 금융상품 내놓을 방침입니다. _부실채권을 신속하고 비싸게 매각한다는 방침을 정하셨는데, 상반되는 논리가 아닙니까. 어디에 무게를 두고 계십니까. こ작은 것과 큰 것을 나누어 차별화하겠다는 뜻입니다. 작은 것은 빨리 팔아치우고 큰 덩치는 잘 관리해서 비싼 값을 부를 생각입니다. 공장을 3,000여개 갖고 있습니다. 작은 자산에 오히려 관리비용이 더 많이 들어가는게 현실입니다. 흑자부도를 낸 첨단공장은 부가가치를 높여 비싸게 팔 것입니다. _성업공사의 새 업무로 부실징후기업 경영진단 지원 기능이 추가됐는데 어떻게 진행됩니까. こ성업공사법 개정안이 국회에 올라가 있습니다. 이것이 통과되면 부실채권 정리기금을 활용해 기업 워크아웃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은행이 회생가능 판정을 내리고 지원을 요청한다면 공동으로 경영진단을 한 뒤 자금을 빌려주고 비업무용 부동산이나 유가증권을 사줄 겁니다. _올해 사업의 초점을 매각 쪽에 맞추고 있는데 조직개편은 안 합니까. こ물론 합니다. 인수와 마케팅만 본사에 남겨 놓고 자산관리는 자회사 만들어 맡길 것입니다. 본부는 핵심 기능만 맡게 됩니다. 자회사는 노하우가 풍부한 외국기업과 합작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공사의 모든 기능을 커머셜 베이스로 전환할 예정입니다. 취임하자 마자 사장실 산하에 있던 전략기획실을 폐지했습니다. 조직을 마케팅 위주로 전환시킬 겁니다. _이름마저 바꾼다는 얘기가 들립니다. こ민간기업들도 부르기 쉽고 외국에 알리기 쉬운 영문명칭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우리도 아예 명칭을 「캠코」로 바꿀 것을 검토중입니다. _경영 효율화를 위해 준비하고 있는 다른 계획이 있습니까. こ경영진단을 준비중입니다. 300명에 불과했던 성업공사 인원이 현재 1,100명까지 늘어났습니다. 업무가 폭주하다보니 준비가 채 안된 상황에서 인원이 크게 늘어나는 바람에 혼선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국영기업으로서의 공공성을 유지하면서 민간기업식 경영의 틀을 갖출 방침입니다. _ABS 매각을 위해 유동화전문회사(SPC)를 설립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세워집니까. こ외국의 투자자 비밀보호와 절세를 위해 버뮤다와 아일랜드 같은 택스 헤이븐에 페이퍼 컴퍼니로 만들기로 했습니다. ABS 발행 때마다 SPC를 세워 성업공사가 여기에 채권을 매각하면 SPC는 투자가들에게 지분을 팔아 대금을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정리=한상복 기자, 사진=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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