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더이상 효과없고 감세는 재정적자 유발 우려90년대 미국 경제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통화정책에 의해 조절이 가능했다. 호황이 10년간 지속되면서 세수가 확대되고, 쌍둥이 적자의 한 축인 재정 적자는 완전히 해소됐다.
그러나 불황이 닥쳐오자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은 신경제 시대의 방식을 도입, 지난해 11차례에 걸쳐 공격적인 금리 인하를 단행, 은행간 단기금리를 1.75%로 내렸다.
이는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사실상 제로 금리로 더 이상 인하 여력이 없어졌다. 그러나 신경제의 부산물인 과잉 투자가 해소되는 과정에서 금리 인하는 효과를 내지 못했고, 거품처럼 부풀어오른 뉴욕 증시는 그 혜택을 누리지 못했다. 이제 경기가 다시 꺾어지고, 증시가 더 하락해도 통화정책을 무기로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공화당 정부는 80년대에 사용한 감세라는 고전 방식의 경기부양정책을 다시 끄집어내 사용했다.
하지만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세수가 급감, 또다시 재정 적자를 유발하는 단계에 와있다. 공화당은 아직 감세 여력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더 이상의 세금감면은 재정적자를 유발시켜 20년전으로 회귀할 수밖에 없는 여건이다.
현재 뉴욕 월가를 사로잡고 있는 '신용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민주당이 기업 회계를 강력히 규제하는 법안을 제출해놓고 있으나, 친기업 성향의 공화당이 약한 규제를 요구, 합의가 지연되고 있다.
부시 대통령도 뒤늦게 기업들의 회계사기 범죄를 수사토록 지시했지만, 스톡옵션 규제등에는 반대하고 있다.
라운드테이블등 기업 로비단체들이 연말 중간선거를 앞두고 규제 완화를 요구, 미국 기업의 신용을 다시 세우는 문제는 상당기간 끌 것으로 보인다.
뉴욕=김인영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