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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인의 A사는 최근 국내 화장품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투자를 계획했다. 하지만 대표이사의 정신질환 및 마약중독과 관련해 한국인 의사가 발급한 진단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규제로 인해 투자계획을 보류했다.
앞으로 국제 기준(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지 않는 '갈라파고스 규제'가 대폭 해소된다. 지난해 기준 190억달러 수준인 외국인직접투자(FDI)를 오는 2017년까지 300억달러로 끌어올려 세계 10위권대의 FDI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한 조치다.
6일 발표된 '외국인 투자 관련 규제개혁 방안'은 총 3개 분야 12개 부문에 41개 추진과제가 담겼으며 대부분 올해 안에 마무리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정부는 우선 '갈라파고스 규제'를 해소함으로써 외국인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항공정비업의 경우 국내 지역 항공 등과 연계한 글로벌 기업의 투자 수요가 있지만 항공법에 외국 기업의 국내 투자 비율이 49% 이하로 묶여 있는 바람에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항공정비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 제한을 철폐해 100% 투자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 외투 기업의 외국인 고용 비율을 내국인 고용 총수의 20% 이내로 제한했던 것을 2년 범위 내에서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외국인투자변경신고와 주식양도신고 등 5건의 불필요한 신고 절차를 없앤다. 화장품업종은 그동안 외투 기업이 국내 투자에 앞서 자사 대표이사의 정신질환 병력과 마약중독 여부를 알 수 있도록 한국 의사 발급의 진단서를 반드시 제출해야 했는데 이를 폐지하기로 했다. 화장품 사업과 대표이사의 정신병력 및 마약중독 여부가 도대체 무슨 관계가 있느냐는 지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투자유치가 유망한 화장품 등 5개 업종에 대한 맞춤형 규제개선도 이뤄지고 전문서비스 기술자들의 국내 취업의 길을 열어주는 내용도 담았다. 최근 디자인·소프트웨어·뷰티 등 전문서비스 분야 교육 수요가 최근 늘고 있는 만큼 글로벌 교육기관의 국내시장 진출을 허용하기로 했다. 그동안 비자가 발급되는 외국인 강사는 대학초빙강사(E-1)와 어학강사(E-2)뿐이었으나 해당 내용을 강의할 외국인 강사들에게도 국내 체류 비자를 발급하겠다는 것이다. 이로써 이탈리아의 B사가 추진 중인 디자인 전문학교 설립이 가능해지고 영국의 C사가 준비 중인 뷰티·요리 전문학교도 국내에서 문을 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안건과 별개로 정부는 발전·무기제조·여객운송·신문발행·방송 등 외국인 투자제한 업종 29개의 개방 가능성을 올해 안에 재검토해 확정할 방침이다. 이번 조치에 더해 추가로 투자제한 업종까지 풀리면 글로벌 자본의 국내 진출이 한층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올해 내 개선완료를 목표로 추진상황을 철저히 관리해나갈 것"이라며 "정부와 주한외국상의, 그리고 외투 기업으로 실무추진단을 구성해 추가 과제도 지속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