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초 저가차 '나노'로 유명한 인도 타타그룹의 라탄 타타 회장이 재규어-랜드로버(JLR) 인수시기가 좋지 않았음을 시인했다고 현지 언론이 11일 보도했다. 타타 회장은 전날 발행된 영국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재규어-랜드로버 인수 시기가 좋지 않았다. 우리가 재규어와 랜드로버를 인수할 당시 가격은 거의 상투에 가까웠다. 회사가 너무 큰일을 너무 성급하게 추진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 누군가 극심한 불황이 닥쳐올 것을 알고 있었다면 회사가 너무 앞서간다는 사실을 인지했겠지만 (당시는)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고 개탄했다. 타타그룹의 자동차부문 계열사인 타타모터스는 지난해 3월 미국 포드와 재규어-랜드로버 양수도 계약을 체결하고 석달 후 30억달러의 자금을 빌려 인수를 마무리지었다. 그러나 이후 몇 달만에 불어닥친 금융위기와 이어진 실물경기 침체 여파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회사측은 계열사 지분 일부를 매각해 우선 급한 불을 껐지만 오는 6월로 예정된 20억달러의 브릿지론 상환을 앞두고 다시 한번 유동성 위기설에 휩싸이고 있다. 여기에 영국 정부가 재규어-랜드로버에 대한 대출 보증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자 결국 타타는 브릿지론 상환을 위해 10억달러 규모의 외화표시 채권을 발행키로 했다. 이와 관련, 타타 회장은 "우리는 구제금융을 바라지 않는다. 다만 우리가 원하는 것은 대출 보증"이라며 영국 정부를 비난하기도 했다.